그린정보·엘탑 등 광주 가전업체 30곳 `DC`에 필 꽂히다

광주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 전경.
광주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 전경.

그린정보시스템, 고아정공, 뉴모텍 등 광주 지역 가전업체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직류(DC)전기전자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동부대우전자 등 지역 가전업체의 생산량 감소로 협력업체 경영난이 가중되자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들 기업은 스마트그리드 등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DC전기전자 분야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DC전기전자는 직류 입력을 받아 사용하거나 DC전원시스템에 사용 가능한 모든 전기전자 기기를 말한다.

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변환연구센터를 비롯해 가람이앤씨, 대경산전, 대신전자, 디엠테크, 루젠, 서전기전, 아이비티, 엘탑, 이노셈코리아, 뉴로스, 맥스컴, 이피에스, 정신전자, 파인셀, 한국알프스, 동양하이테크산업, 이지인스트루먼트 등 지역 업체 30여개사가 뭉쳤다.

이들은 지난해 6월 DC전기전자산업협의회를 결성하고 최신 기술과 산업 트렌드, 기업 네트워크 강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아직은 DC산업이 걸음마 수준이지만 신시장 창출이 예상되는 만큼 산업 생태계 조성에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다.

전기전자 산업은 2012년 기준 51조원 규모의 국가 핵심 산업으로, 앞으로 5년 동안 10% 안팎의 성장이 예측된다.

정부와 광주시가 DC전기전자 산업 활성화를 위한 거점 센터 구축에 나선 이유다. `차세대 DC전기전자 산업육성 사업` 3차년도 예산도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었다.

차세대 DC전기전자산업육성센터 조감도.오는 9월 완공예정이다.
차세대 DC전기전자산업육성센터 조감도.오는 9월 완공예정이다.

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변환연구센터는 총사업비 135억원을 들여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고효율가전기기 등 DC전기전자산업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차세대 DC전기전자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 기반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태양광 인버터 시험장비, LVDC 전원계통 모의시험 장치, 리튬이온전지, 니켈수은전지, 수소 전지 모의시험, 배터리 충·방전 시험을 위한 LVDC 부하 모의시험 장치, 전원 딥, 전압변동, 고조파 함유 시험 등 신뢰성 장비를 구축했다. 장비 규모만 20억원이 넘는다.

오는 2019년까지 40억원을 들여 디버깅 챔버, 서지 내성 측정장비, 전자기 방사내성측정장비 등 첨단 장비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센터는 고가 R&D장비 구입이 어려운 지역 중소기업에 신뢰성시험 지원 등 밀착 기업 지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DC전기전자 회원사 제도를 통해 시험 분석, 애로기술 지원, 에너지신사업, 기술, 시장, 특허 동향 등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송성근 에너지변환연구센터장은 “DC전원이 가정에 보급됐을 경우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실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DC시스템이 확산되면 가전기기의 제조원가가 절감되고 4% 이상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DC 전환이 단계별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DC전기전자산업협의회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뉴모텍의 장정철 전무는 “이번 사업을 통해 환풍기용 DC모터 개발 등 신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면서 “전장 시험을 지원하는 EMC 센터가 구축되면 개발 기간 단축 등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12일 `차세대 DC전기전자 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교류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재영 삼성전자 상무와 박형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팀장은 EMS 스마트홈, DC가전 플랫폼 DC기기인증 사례를 각각 소개했다. DC 전기전자산업협의회 가입비는 무료다. 장비 활용과 외부 전문가 기술 지도, 사후 이력 관리 등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지난해 전남 나주시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공사와 광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도 에너지 신기술 창출 및 에너지밸리 조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DC빌리지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정 내 가전기기의 DC전원 사용 확대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이 사업은 DC에너지효율 실증 인프라 구축, 전력기기 개발, 가정용 태양광 설치, 전력 사용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이 핵심 골자다.

신찬훈 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장은 “DC전기전자 분야 인프라 구축은 중소기업의 개발비 절감과 제품 신뢰성 향상 등에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LVDC 전원 계통기기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