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PC로 고객사에 제안하는 문서를 준비하던 직장인 A씨는 갑자기 PC가 멈추면서 윈도10으로 자동 업그레이드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새 운용체계(OS)가 설치되는 한 시간 동안 A씨는 PC 앞에서 꼼짝없이 `대기모드` 였다. 윈도10 업그레이드 버튼을 누른 적이 없는데 왜 PC는 자동으로 업그레이드 된 걸까.
3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10을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기간이 두 달 남짓 남은 가운데 A씨처럼 갑자기 PC가 자동 업그레이드되는 경험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MS는 현재 윈도7 또는 윈도8.1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 29일까지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MS는 수시로 이용자에게 윈도10 업그레이드 여부를 알린다. 윈도10 다운로드 관련 알림 버튼도 PC화면 하단에 설치했다.
이용자 불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윈도10이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점이다.
한 이용자는 “윈도7 이용자인데 컴퓨터를 켜놓고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PC가 꺼졌다”며 “보안업데이트인줄 알고 봤더니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별도 PC관리자가 없는 중소 업체도 마찬가지다.
중소 업체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 회사 PC가 윈도10으로 바뀌었는데 이 중 20%가량은 자신도 모르게 윈도10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원치 않은 업그레이드 때문에 업무에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한 회사원은 “밤새 자고 일어났더니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 돼 있어서 당황했다”며 “결제시스템이나 회사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스템이 윈도7기반이라 윈도7으로 다시 바꾸는 데만 거의 오전시간을 다 소비했다”고 말했다. 윈도10에서 윈도7으로 다운 그레이드를 원할 경우에는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 된 후 31일 이내에만 가능하다.
이 같은 불만은 윈도를 사용하는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컴퓨터월드, BBC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올해 초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를 `권장 업데이트`로 분류했다. 권장 업데이트는 이용자가 윈도10 업그레이드 공지를 받고 `취소` 버튼을 누르더라도 추후 다시 공지가 나타났을 때 취소나 기한 연기를 설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업데이트를 시작한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미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지역에서 MS 윈도 이용자 불만이 거세다.
한국MS 측은 “이용자들 모르게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되도록 한 부분은 전혀 없다”며 “업그레이드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용자가 해제 설정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윈도10 자동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지 않다면 제어판 윈도업데이트 설정 변경에서 권장 업데이트 아래 `중요한 업데이트를 받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권장 업데이트 제공`이라는 설명 박스에 체크를 해제하면 된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