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바, 잉크젯으로 플렉시블 OLED 찍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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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잉크젯 프린트로 찍어 내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그동안 수율 확보가 힘든 유기물 증착 공정이 사라지면서 장기 차원에서 OLED 생산단가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LCD보다 저렴한 OLED 생산 가능성도 높아졌다.

잉크젯 프린팅 장비 기업 카티바는 RGB 잉크젯 장비를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플렉시블 OLED 생산에 RGB를 위한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실제 양산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세대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대량 양산에 적용하는 사례가 더 늘지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랭 아뤼스 카티바 회장은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근시일 내에 RGB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대형 플렉시블 OLED의 대량 생산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얼레인 해러스 카티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료=카티바)
얼레인 해러스 카티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료=카티바)

아뤼스 회장은 공급사와 기판 크기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형 플렉시블 OLED의 생산 공정에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TV, 자동차 등 적용 분야도 다양하다.

아뤼스 회장은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파티클을 최소화하고 균일도가 상당히 높은 게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카티바는 OLED 봉지공정에 사용하는 TFE 장비를 한국, 일본, 중국, 대만에 공급하는 등 첨단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널리 인정받았다”면서 “잉크젯 장비는 안정적으로 대량 양산이 쉽지 않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카티바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RGB 잉크젯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카티바가 공급한 박막필름인캡슐레이션(TFE) 장비는 OLED 유기물질에 수분과 산소가 침투하지 않도록 얇은 막을 씌우는 봉지공정용 장비다.

새로 개발한 RGB용 잉크젯 장비는 기존 OLED 증착(CVD) 장비의 문제점인 재료 효율성, 생산 시간, 전체 공정비용 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의 증착장비는 분말 형태의 OLED 재료를 진공 상태에서 기판에 뿌려 얹는 방식으로, 재료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RGB 구조 OLED는 재료 효율성이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티바의 RGB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 흔들림없이 공중에 떠서 빠르게 이동하는 마더글라스 위로 잉크젯 노즐이 RGB 용액을 정확한 위치에 분사하는게 카티바의 핵심 기술이다. (자료=카티바)
카티바의 RGB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 흔들림없이 공중에 떠서 빠르게 이동하는 마더글라스 위로 잉크젯 노즐이 RGB 용액을 정확한 위치에 분사하는게 카티바의 핵심 기술이다. (자료=카티바)

잉크젯 장비는 액체 형태의 재료를 노즐로 미세하게 분사한다. 정확한 위치에 미세한 양을 빠르게 분사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버려지는 재료가 거의 없고 공정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생산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노즐 기술, 빠르고 안정된 글라스 이동 기술 등이 핵심이다. 카티바는 고유 알고리즘을 적용,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필요한 양을 분사하는 잉크젯 헤드 컨트롤 기술을 보유했다. 마더글라스가 흔들리지 않고 공중에 떠서 빠르게 이동하는 플로팅 시스템 기술도 갖췄다. 매우 낮은 파티클과 안정된 질소 사용 환경을 구현한 것도 카티바의 핵심 기술이다.

아뤼스 회장은 “카티바는 출범한지 8년밖에 안 된 신생 기업이지만 처음 5년 동안은 핵심 기술 개발에 매달려 매우 강력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면서 “지식재산권은 경쟁사가 따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카티바 성장의 큰 원동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카티바는 잉크젯 기술을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OLED 조명, 인쇄 방식 PCB,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BIPV 분야는 시장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과 재료를 해외 대학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