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앱스토어의 위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앱) 판매 수익에서 개발자의 몫을 늘리기로 했다. 개발자 수익 배분율을 70%에서 85%로 확대한다. `재주는 개발자가 부리고 돈은 애플이 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애플은 피처폰 시절에 이동통신사가 콘텐츠 제공업체로부터 받은 수익 배분율 10%보다 3배나 더 많이 받아 왔다. 개발자나 개발사 사이에서는 애플의 높은 수익 과세에 불만이 팽배했다.

애플의 조치가 단순히 개발사 불만을 수용한 것으로만 볼 수 없다. 애플 앱스토어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종의 자구책을 강구한 측면이 강하다. 앱스토어는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꿈의 생태계`로 불릴 정도로 선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모았다. 1인 개발자도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으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장밋빛 희망으로 부풀었다. 하지만 대박 신화는 소수에 불과했고, 그나마 돈을 벌어도 애플이 30%를 가져가면서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일이 벌어졌다. 소문난 잔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개발자나 개발사가 앱스토어보다 사용자가 많은 안드로이드 마켓에 집중하는 사례가 늘었다. 앱스토어 생태계가 활기를 잃어 갔다. 애플의 수익 배분율 조정은 이런 측면에서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이 수익률 배분 조정과 함께 앱스토어 검색 광고를 함께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색 광고 도입으로 앱 판매 확대를 돕겠다는 취지다. 앱스토어를 떠난 개발자를 유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플랫폼 업체들도 애플의 행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카카오게임은 `이중 과세` 비판에 직면해 있다. 개발사는 애플에 수익 일부를 반납한 뒤 남은 금액 일부를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에 수수료를 또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개발사는 이 때문에 독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애플이 시들해진 앱 생태계를 되살리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수 있다. 우리 플랫폼 사업자가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좀 더 긴 호흡으로 친 개발자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단기 성과에 급급하다가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음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