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거래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 이번 달 첫 해 정산을 앞두고 시장에 매도물량이 쌓이면서 매수기업이 얼마든지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된 물량이 74만톤을 기록했다. 거래일만 보면 하루 평균 10만톤 가량이 거래된 셈으로 거래 대금은 12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정부에서 지난 1~3일 공급한 배출권 예비분이 포함됐지만, 거래소에 따르면 이미 10여일 전부터 배출권시장에는 매도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래가 성사된 배출권을 제외하고도 하루 평균 10만톤 이상 매도물량이 등록된 상태라고 거래소는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제기됐던 `매도물량 부족`으로 배출권 부족 기업이 과징금을 물어야할 상황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매도물량이 나오기 시작한 이유는 오는 10일까지로 예정된 업체별 이월·차입 보고기한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번 달까지 지난해 배출권을 정산해야 하는 일정에 앞서 업체들은 10일까지 정부에 배출권을 얼마나 다음해로 이월하거나, 다음해 물량을 차입할 것인지 보고해야 한다. 이월·차입계획을 확정한 업체들이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고, 부족한 업체들은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들이면서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할당된 배출권은 5억4300만톤이지만, 이 중 대부분을 업체들이 정부에 제출하고 남거나 부족해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약 1400만톤 정도다. 그 중 지난해 1월 시장 개설 이후 현재까지 할당배출권과 외부 상쇄배출권을 합해 384만톤(약 30%)의 배출권이 거래됐다. 거래소는 부족분을 차입으로 충당할 업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한륜석 거래소 배출권거래시장팀장은 “이번 주 이월·차입 보고기한을 전후로 2015년도분 배출권 거래는 대부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에서 한 차례 더 예비분을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매입할 배출권이 부족해 과징금을 내야할 업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는 3년 단위로 운영된다. 1차인 2015~2017년 중 첫 해 정산을 앞두고 배출량 신고 대상 기업들은 지난 3월까지 2015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부에 보고했다. 이후 3개월간 기업들은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거나 다음해 물량을 차입하는 것으로 부족분을 채워야한다. 부족분을 메우지 못하면 시장가격의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 최근 한 달 배출권거래량과 가격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