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봇대 감전사고 주원인 개선한다

한국전력이 전신주(전봇대) 전기공사 시 안전문제로 지적돼온 `직접 활선공법`을 사실상 폐지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그 동안 한전은 경제성을 이유로 이 공법을 고수해왔지만, 배전분야 감전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전기공사 작업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전기공사업체 직원이 전신주에서 활선작업을 하고 있다.
전기공사업체 직원이 전신주에서 활선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배전분야 전기공사 현장의 작업자 안전성 강화를 위해 시행 중인 직접 활선공법을 개선한 새로운 공법 개발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활선공법은 전기가 흐르는 상황에서 순간 정전도 없이 작업할 수 있는 공법으로, 공사 시 정전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5년간 도입됐다. 하지만 활선공법으로 인한 감전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면서 지난해 산업위 국정 감사에서 이 공법을 폐지하라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한전은 앞으로 5년간 약 2000억원 예산을 투입해 작업자가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등 인적 실수가 있더라도, 사람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공법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전은 지난 8일 전국 전기공사 단가계약 업체에게 공문을 보내 전선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 바이-패스(By-pass Cable)공법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바이패스 케이블 장비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직접 활선작업을 시행하도록 조치했다. 바이 패스 공법은 지상에 바이패스케이블을 설치해 전기를 바이패스 케이블로 우회시킨 후 작업하는 공법이다.

한전은 작업자가 전선을 직접 만지지 않고도 작업 가능한 `근거리 활선공법(Smart Stick)`과 미래형 `첨단 활선로봇공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운영중인 활선공법에 대해 산학계 전문가, 현장 근로자가 참여하는 안전 대진단을 실시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한전과 전기공사업체, 현장 근로자가 합동으로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업계는 이번 한전 조치에 크게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활선공법은 안전보다 경제성을 우선시 해온 공법으로 배전 공사 시 감전사고의 주된 원인이었다”며 “한전이 개발하는 새 공법은 작업 시 무정전은 물론이고 감전사고를 완벽하게 대비하는 작업자 안전 중심이 최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