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먹고 자란 中 LED 업체, 칩 가격 주무른다

중국 LED 업체 산안광뎬(SANAN), 화찬광뎬(HC Semitek)이 LED칩 가격을 올렸다. 최근 몇 년간 떨어지기만 하던 LED칩 가격이 반등했다. 대만 에피스타도 LED칩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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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광뎬 관계자는 9일 전자신문과 통화에서 “지난달부터 일부 LED칩 가격이 10% 정도 올랐다”며 “공급수요 법칙에 따른 자연스런 가격 상승”이라고 말했다. 대만 에피스타 관계자 역시 같은 날 “칩 가격을 올린 건 맞지만 정확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중국 1위 LED업체 산안광덴은 최근 3년간 경상이익 28%를 정부 보조금으로 받았다. 경상이익은 영업이익과 영업외수익을 합한 값이다. 기업이 한 해동안 세금을 제외하고 벌어들인 이득의 4분의 1이 정부 보조금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산안광뎬 매출은 48억위안(약 8501억원, 이하 1위안=175원), 영업이익 2634억원, 경상이익 3675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보조금은 1039억원이다. 정부보조금은 영업외수익에 포함돼 경상이익 산출시 합산된다.

보조금 먹고 자란 中 LED 업체, 칩 가격 주무른다

산안광뎬은 올해 1분기 정부로부터 보조금 346억원을 받았다. 1분기 매출 2061억원, 영업이익 580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933억원으로 정부보조금이 경상이익 37%를 차지했다.

산안광뎬은 올해 초 유기화학금속증착(MOCVD) 장비 28대를 들여 놓았다. 2인치 웨이퍼 54장 처리 장비로 환산하면 56대 분량이다. 그 중 12대를 3월부터 본격 가동해 생산능력을 높였다. 지난 분기 대비 감소한 1분기 LED칩 이익률을 새 장비 도입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MOCVD 장비는 기판 웨이퍼 위에 질화갈륨(GaN) 등 금속화합물을 증착한다. 금속화합물이 증착된 웨이퍼를 에피 웨이퍼라 부른다. 이 에피 웨이퍼로 LED칩을 만든다. MOCVD 장비는 LED칩 제조 과정 핵심 장비로 생산능력을 나타낸다.

MOCVD 장비 분야 업체 비코(Veeco)의 `에픽700`.
MOCVD 장비 분야 업체 비코(Veeco)의 `에픽700`.

대만 LED업체 에피스타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산안광뎬과 비슷한 규모지만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60억대만달러(약 2180억원, 이하 1TWD=36원), 영업손실 517억원이다. 경상손실은 700억원으로 영업손실액보다 크다. 350억원 가까운 정부보조금을 받아 경상이익이 영업이익보다 큰 산안광뎬과는 재무 상황이 다르다.

1분기 매출 420억원을 올린 중국 화찬광뎬 역시 적자다. 7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정부보조금 62억원을 받은 덕에 경상손실액은 14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화찬광뎬 매출은 1671억원, 영업손실 349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손실액은 160억원이다. 정부보조금 188억원을 받아 경상손실액이 영업손실의 반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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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찬광뎬은 지난달 30일 저지앙성 이우시 공장 착공식을 했다. 1조500억원을 투자해 23만㎡ (7만5000평) 규모 부지에 공장을 짓는다.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1단계 투자가 끝나는 2021년 생산규모는 2인치 기준 에피웨이퍼 300만장, 사파이어기판 1300만장이다. 화찬광뎬은 기존 저지앙성 수저우시 공장에서도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중국 사정에 밝은 국내 LED업체 관계자는 “중국 2위 LED 업체 화찬광뎬이 수저우 공장증설과 신규 이우시 공장을 완공하면 산안광뎬의 생산규모를 따라잡는다”며 “이번 LED칩 가격 인상은 중화권 LED업계 헤게모니 다툼에서 지난해 큰 규모 적자를 기록한 대만 에피스타가 백기를 든 결과”라고 했다.

〃산안, 화찬, 에피스타 2016년 1분기, 2015년 연간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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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