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부품 기업, 맞춤형 대응으로 중국 수출 늘린다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중국 수요에 맞춘 전략으로 주요 기업들의 수출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수출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만도·삼보모터스 등 부품회사 중국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현지업체의 선전으로 올 1분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수출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올해 1· 2월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전년대비 20%대 감소율을 보였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신차를 서둘러 내놓으면서 감소폭은 줄어들었으며, 5월에는 전년 대비 16.6%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기아차의 투싼과 스포티지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85.4% 증가한 5만3348대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의 `KX5(신형 스포티지)`
기아자동차의 `KX5(신형 스포티지)`

특히, 지난해 말 출시한 투싼 신형 덕에 신구형 투싼 통틀어 전년 대비 166.7% 증가한 2만1214대가 팔렸다.

신차 판매가 중국 성장을 이끄는 만큼 하반기에도 주력 모델을 중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중국 내 주력 소형 차종인 신형 베르나와 신형 K2를 각각 출시한다. 장기적으로는 매년 중국 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전략 차종을 다양화하고 낮은 가격대부터 고급차까지 라인업을 새롭게 재편성할 계획이다.

중국 친환경차 시장 대응을 위해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기도 했다. 연내 신형 K5 하이브리드도 출시한다. 또한 각종 사회공헌활동 및 스포츠 마케팅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중국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의 중국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부품회사들도 맞춤형 전략으로 중국 수출 확대에 나섰다. 완성차 수요에 비해 현지 부품 업체들 숫자가 적은 것도 국내 부품 수요가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시장 내 국산 자동차 부품 점유율은 2013년 14%에서 지난해 16.5%로 늘었다. 중국 성장 정체로 전체 수입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점유율은 늘어난 셈이다.

만도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1분기 3513억원에서 4082억원으로 늘었다. 만도의 중국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데에는 중국연구소를 통해 현지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하고 특화 모델을 개발한 덕이 크다. 만도는 중국에 5개 생산공장과 R&D센터 및 윈터테스트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베이징 영업법인과 5개 지역사무소를 갖고 있다. 만도는 중국에서 지난해 1조 3000억원을 달성해 전체 매출 23%를 올렸으며 2020년도에는 3조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전기차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생산한 삼보모터스는 중국 수출을 단행했다. 지난해 중국 상해자동차에 1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감속기를 수출한 이후 중국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공급을 논의 중이다.

국내 2차전지 관련 부품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도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커지면서 관련 부품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업체들의 선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이 규제 등으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시장에서 한국 부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친환경차 시장은 부풀려진 점도 있고 불공정한 일에 보호를 받기 어려운 점도 충분히 고려해서 중국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