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의 조직문화 변경,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삼성전자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이번에는 조직 문화다.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온 관행을 바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연공서열 직급 체계를 파괴하고 직원 간 수평적 문화 정착이 골자다. 기존 7단계 직급 개념은 4단계로 단순화한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을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 올 여름부터는 반바지 착용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개편안은 창의적·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에 초점을 뒀다. 인사시스템 개편에 이어 회의문화와 보고문화 변화도 눈에 띈다. 상호 존중의 문화를 정착시켜 발전된 회의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회의 시간도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을 권장키로 했다. 직원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쓸 수 있는 시스템도 기존의 삼성 문화에서 파격이다.

인사제도는 능력 위주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기존의 대리나 과장급에서도 능력이 있다면 리더가 될 수 있다

보고 문화의 변화는 스피드 경영의 일환이다. 직급 단계를 순차로 거치는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해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오랜 제조업의 관행이던 `눈치성` 잔업과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 및 특근도 근절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반도체, TV 등 하드웨어(HW)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ICT 산업에서 애플, 구글에 못지않은 영향력도 갖췄다. 하지만 삼성 최고경영진은 또 다른 삼성전자를 그리고 있다. 빠른 추격자가 아닌 시장 선도자가 그것이다. 또한 HW 강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SW) 파워를 갖춘 기업상이다. 이를 위해 내부 문화 혁신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상명하복, 군대식 문화를 과감히 폐기하는 게 미래 삼성을 위한 투자로 판단했다. 삼성의 변신 노력이 글로벌 기업이 아닌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