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메기, 핀테크가 간다] 금융계 아마존 꿈꾸는 이혜민 핀다 대표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했더니 작년 소득이 없다고 은행창구에서 상담조차 제대로 응해주지 않더라고요. 인터넷 검색을 하니 신뢰가 떨어지는 고금리 저축은행 광고들만 나왔어요. 좀 더 쉽게 믿을 수 있는 금융상품 정보를 얻을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4번째 창업을 했죠.”

[금융산업 메기, 핀테크가 간다] 금융계 아마존 꿈꾸는 이혜민 핀다 대표

이혜민 핀다 대표는 대출 받는 과정에서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창업에 나섰다.

핀다는 `개인별 금융상품 맞춤 추천 서비스`를 내걸고 출범한 핀테크 기업이다.

핀다는 각 은행 사이트와 금융감독원 상품 공시 등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의 과거·현재·미래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금융 상품을 찾아준다.

지난 4월 정식서비스를 출시한 핀다 월 방문자수는 10만명에 이른다. 오픈 베타 서비스에서 맞춤 추천 서비스를 이용한 2만5000명 의견을 바탕으로 제2금융권 상품까지 확장해 총 191개 금융사 2000여개 상품을 추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전월세대출, 신용대출, 예금, 정기적금, P2P대출, P2P투자 등이다.

보통 전세자금 대출을 받거나 예·적금에 가입하고 싶을 때 지인의 추천을 받거나 발품을 팔아 은행에 찾아간다. 각 은행마다 천차만별인 우대금리 조건 등을 숙지하지 못해 정보비대칭성이 컸다.

소비자는 핀다 회원가입 없이 현재 소득과 자금 목적 등 10여가지 질문에 답하면 맞춤형으로 금융상품 3개를 추천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도 필요 없고 은행 직원을 대면할 필요도 없다.

이 대표는 “쇼핑몰에서 옷을 사듯 금융상품도 자신에게 가장 맞는 상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며 “꼼꼼히 비교하고 금융상품을 쇼핑하는 `금융계 아마존`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연내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해 사용자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자동차보험과 대출 등 생활 친화적 상품도 추가할 계획이다. 알고리즘을 통한 채팅 봇(bot)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이 대표는 “채팅 봇은 대화를 통해 나와 비슷한 지역, 직업, 소득이 있는 사람의 비교 데이터를 제공해주거나 고객이 원하는 최적화 상품을 실시간으로 답해주는 기능”이라며 “더 나아가 본인이 보유한 금융상품 관리, 저금리 대출 등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이 출시된 경우 알림을 해주는 기능도 탑재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사와 제휴해 다음 달부터 광고 수익모델도 만든다. 중국 금융포털사이트 스타트업 `롱360(Rong360)`을 벤치마킹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창업가로 통한다. 대학 졸업 후 STX지주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2011년 화장품 정기배송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글로시 박스` 창업, 이후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 `베베앤코`를 창업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건강관리 관련 앱 회사 `눔`의 한국 법인 대표도 맡았다.

그는 핀다가 자신의 마지막 창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장 골머리를 앓는 분야이자 혁신이 필요한 분야가 금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손해를 보는 대표적인 분야가 금융인 데 앞으로 소비자들이 정확한 금융정보를 얻고 가입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과 P2P대출 등 금융이 온라인에 최적화되어 가면서 핀다가 할 역할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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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