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영화 View] '특명: 역사를 스크린에 옮겨라'

[ON+영화 View] '특명: 역사를 스크린에 옮겨라'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봉이 김선달’,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등 역사 속 실존 인물들과 당대 현실을 반영한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한다. 이에 따른 역사고증과 거기에 맞는 의상, 소품 제작은 필수다. 배우와 제작진은 글로 적힌 이야기를 화면에 옮겨 담아야 한다.

사진: 영화 '봉이 김선달' 스틸컷
사진: 영화 '봉이 김선달' 스틸컷

◇ ‘봉이 김선달’

‘봉이 김선달’은 임금도 속여먹고, 주인 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작품이다.

김선달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구전 설화 속 희대의 사기꾼이다. 조선 후기의 평양 출신 선비였던 그는 엄격한 신분 제도와 낮은 문벌 때문에 관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평생을 방랑하던 중, 권세 있는 양반과 부유한 상인들을 특유의 기지와 속임수로 골탕 먹인다. 특히 주인 없는 대동강 물을 팔아 거금을 챙긴 일화로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일반적인 사회 규칙과 사고 체계를 벗어난 발상과 대담함으로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펼쳐, 현대까지도 천재적인 사기꾼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으며, 봉이 김선달 설화는 풍자와 해학이 살아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대를 초월한 재미를 전한다.

영화 ‘봉이 김선달’은 사기꾼 캐릭터로서 김선달의 매력과, 그가 벌인 사기 에피소드의 오락성에 주목해 출발한 영화다. 박대민 감독은 김선달의 사기극 에피소드는 그대로 가져오되 현대적인 매력을 가미해 새로운 천재 사기꾼 김선달을 탄생시켰다.

또한 사기극의 주 무대인 대동강을 구현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여러 개의 강을 콜라쥬해 하나의 거대한 대동강을 만들어냈다. ‘실제 같은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던 박 감독은 생활감이 느껴지도록 공간을 구성, 제방을 실제 강에 CG를 합성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물색했다.

아울러 ‘봉이 김선달’의 볼거리 중 하나인 등장인물들의 변신을 위해 다양한 변장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며, 영화 전체적으로도 무려 500벌에 달하는 배우들의 다채로운 의상들을 제작했다.

사진: 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컷
사진: 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컷

◇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5일 자정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불가능에 가까운 인천상륙을 돕기 위해 비밀리에 대북 첩보활동을 펼친 것은 물론, 인천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해군 첩보부대의 실화를 담았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세트장을 통해 리얼한 시대상과 규모감 있는 전투 신을 완성했다. 특히 1950년대 인천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위해 당시 인천을 재현한 대규모 세트장을 제작하고 플래카드 구호 하나까지 신경을 기울려 작업했다. 배우들은 총기 사용법을 비롯한 기초 군사훈련을 통해 전투 장면을 직접 소화해냈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은 실존했던 해군 첩보부대와 켈로부대를 소재로 한다. 특히 최초로 한국영화에 출연한 리암 니슨은 맥아더 장군과 흡사한 신장과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자세와 걸음걸이, 뒷주머니에 두 손을 넣는 작은 습관 하나에 이르기까지 완벽히 캐릭터 자체가 되고자 노력했다.

사진: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사진: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 ‘덕혜옹주’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삶을 다뤘다.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를 원작으로 하며,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팩션이다. 특히 영화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덕혜옹주의 불운했던 삶과 그 속에서도 평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그의 모습을 담았다.

‘덕혜옹주’는 비운의 인물이 살아간 삶이고, 덕혜옹주와 그가 살아간 시대에 대한 고증이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기에 원작의 감정선을 해치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영화적인 스토리 라인과의 조화를 위해 노력했다.

소설은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다루며 결혼 생활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반면, 영화에서는 일본에서 있었던 독립군들의 왕족 상해 망명 시도 등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영화적 사건들을 가미해 재미를 더했다.

허진호 감독은 극중 인물의 감정과 심리 변화를 누구보다 예리하게 포착해 내는 대가답게 러닝타임 내내 치열하면서도 섬세한 앵글로 덕혜옹주의 삶에 집중하게 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