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K뱅크 "이익나기전까지 규제 완화해달라"

“인터넷전문은행 자체를 테스트베드(시험대)로 보고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달라. 규정 하나하나를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추지 말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해 설립 이후 이익이 나기 전까지 규제를 유예해줬으면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경영진이 금융당국에 각종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6일 서울 판교 H스퀘어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현장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 K뱅크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에 인터넷은행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인터넷은행 자체를 테스트베드(시험대)로 보고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주면 어떨까한다”며 “설립 이후 이익이 날 때까지 적게는 3년, 길게 5년이 걸릴 텐데 적자를 벗어나는 기간만은 규제 관련 부분을 유예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를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전 규제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일괄적으로 허용하고 일부를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뀌어야 혁신적인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정확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을 위해 빅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며 “비식별화된 개인신용정보 이용이 가능해지면 국민이 염원하는 중금리 대출 개발이 보다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효조 K뱅크 대표는 “상품 테스트를 할 때 어떤 케이스를 가지고 어떻게 할지 여러 고민이 있다”며 “은행 상품 간 융합하려면 여러 가지 이슈들이 생기는데, 영업할 때 예상치 못한 케이스가 나오지 않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박경훈 우리은행 경영기획단 본부장도 “저금리 기조 아래 기존 은행들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은 상품 혁신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조금은 낯설 수도 있는 콘텐츠와 상품에 대해 금융당국이 유연한 지도감독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이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하반기 우선 적용대상이 되도록 하겠다”며 “과거경험이나 머리에서만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테스트베드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검증할 수 있도록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빅데이터 활용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마치 생명줄과 같은 것”이라며 “하반기 신용정보법 개정 등 정부 관계부처가 사업모델과 기존 제도를 챙겨가면서 제약이 있다면 최대한 풀어주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안전성 측면에서 이용자가 믿고 거래하도록 전산시스템이나 내부통제, 정보보호 등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부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발생 가능한 리스크가 뭔지 고민을 하고 있고 본인가 심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건의사항 등을 수렴하고 있다”며 “국제기준이나 소비자보호 이슈 등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약관심사나 사전제품 출범 시 금융위와 협의해 관련법규 허용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터넷전문은행이 해외진출에 대한 전략을 더 면밀히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동현 자본연구원 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플랫폼 및 인프라 구축단계에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기존 은행이 과거 해외 진출을 추진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은 주주사와 협력을 통한 정보차별화로 세계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