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 `구글 선출시` 조건 없앴다. 왜?

카카오가 모바일게임 사업에서 `구글 선(先)출시` 조건을 제외했다. 게임 개발사에게 앱 마켓 선택권을 줘 매출을 극대화하는 취지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게임 채널링·퍼블리싱(배급) 계약 조건 중 하나인 `구글 선출시` 항목을 없앴다. 자사와 계약을 맺은 게임 개발사가 콘텐츠를 출시할 앱 마켓 순서를 정하도록 한 것이다.

카카오는 모바일게임 사업 초기 게임 개발사에 애플, 구글 동시 출시 조건을 제시하다 몇 년 전부터 구글 선출시로 대상을 좁혔다. 중소 개발사들이 애플과 구글에 게임을 동시 출시·운용하기 어렵다는 민원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는 구글 선출시 조건이 없는 상태에서 계약한 모바일게임 `원(O.N.E, 코어크리에이티브 개발)` `검과마법(룽투 개발)` 등을 출시했다. 두 게임 모두 구글에 앞서 이통사 통합 앱마켓인 원스토어와 카카오게임샵에 먼저 출시됐다.

원스토어는 최근 자사 마켓 입점 게임을 대상으로 `1+1` 마케팅을 지원한다. 게임 이용자가 1만원을 결제하면 원스토어가 1만원을 추가 결제하는 식이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2배가 발생하는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초기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동시에 메인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 출시 전 운영을 가다듬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
구글플레이

카카오를 필두로 앞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마켓 출시 전략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여전히 구글이 중심이지만, 구글만 바라보던 분위기가 투자 규모와 콘텐츠 성격, 계약 조건 등 경우에 따라 초기 매출을 극대화하는 앱 마켓을 먼저 선택하는 쪽으로 바뀐다.

원스토어 같은 국내 앱 마켓이 게임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확대하며 비즈니스에 선택지가 많아졌다.

페이스북도 내년부터 국내 게임 서비스를 재개한다. 웹은 물론 모바일게임 생태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특히 스타트업은 수천만원 규모 초기 매출이라도 중요하다”며 “이통사마켓이 통합되면서 리소스를 투입하더라도 한 번 승부를 걸어볼 만한 마켓이 됐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앱 마켓끼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원스토어에 먼저 게임을 출시한 원은 구글 출시 이후 검색·광고 누락 논란을 겪었다.

카카오가 문제를 제기하고 구글이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구글 정책이 자의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됐다.

카카오 역시 게임업계에게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카카오와 계약을 맺은 회사가 구글에 게임을 출시 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결국 개발사 이익을 조금 더 챙겨주는 마켓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토종 마켓과 글로벌 마켓 간 힘겨루기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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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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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앞서 원스토어에 먼저 출시된 `검과 마법`
구글에 앞서 원스토어에 먼저 출시된 `검과 마법`
구글에 앞서 카카오게임샵에 먼저 출시된 모바일게임 `원 for Kakao`
구글에 앞서 카카오게임샵에 먼저 출시된 모바일게임 `원 for Kakao`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