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개발자가 비오는날 지하철로 향한 까닭은?

정수연 카카오 교통앱셀 셀장(왼쪽)과 서글 카카오지하철 프로젝트 매니저(오른쪽)<사진 카카오>
정수연 카카오 교통앱셀 셀장(왼쪽)과 서글 카카오지하철 프로젝트 매니저(오른쪽)<사진 카카오>

“이용자가 보기엔 차이가 없지만 카카오지하철 노선도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앱 서비스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노선도다. 모든 기능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용자가 보기에는 다 비슷하지만 내부 로직은 복잡하다. 카카오지하철은 이용자가 처음 가는 역도 위치를 파악하도록 노선도에 랜드마크를 표시하도록 개편됐다. 지금도 최적의 노선도를 위해 계속 변화한다. 노선도가 바뀔 때마다 서비스 정확도를 위한 오프라인 검증작업이 수반된다. 하차알림 기능이 들어가 더욱 복잡해졌다.

서글 카카오지하철 프로젝트 매니저는 “보이는 것은 그대로지만 밑단에서는 계속 바뀐다. 노선도 로직이 바뀔 때마다 최소 두 번은 지하철역을 훑으면서 검증했다”며 “어제도 호우주의보가 발령됐지만 개발자가 지하철역에 직접 나가 하차알람이 잘 작동되는지 검증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데이터 구축 과정에서도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카카오지하철은 입구에서 가까운 하차문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전국 지하철역 900여곳을 돌며 6개월 이상 시간을 투자했다. 서 프로젝트 매니저는 “지하철 하차문 정보는 지금까지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은 정보라 수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일일이 사람이 가서 확인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서비스가 개발됐다”고 토로했다.

카카오버스도 발품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정류장 데이터는 각 지자체와 연계해 가져오지만 실시간 기능을 검증 없이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테스트 앱을 만들어 차가 들어온 시간을 기록하고 실제 앱에서 나오는 시간 등과 맞춰보는 작업을 수시로 실시한다. 지하철과 달리 전국 구석구석까지 퍼진 버스역을 검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불거진 `유령버스` 논란도 직접 검증 작업을 실시했다. 유령버스는 지원금을 위해 심야에 불을 끈 채 운행하는 변칙 영업이다. 정수연 카카오 교통앱셀 셀장은 “실시간 기능은 직접 밖에 나가서 검증하지 않으면 모른다”며 “사용률이 높은 정류장 순으로 방문해 합치 여부를 계속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불편함을 고려한 세심한 기능으로 이용자수가 개편 전보다 20% 증가했다. 기존에 인수한 앱까지 포함한 수치다. 익숙해진 상태에서 개편에 따른 이용자 저항감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숙제다. 인수 뒤 오해도 많이 샀다. 정 셀장은 “실시간 정보가 안 맞는다는 불만이 많이 들어오는데 직접 수집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보내주는 실시간 정보를 받는 것”이라며 “통계 등을 활용해 개선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가 서울버스 앱을 인수하면서 부분 유료 서비스를 무료로 푸는 등 이용자를 배려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나올 카카오맵과 연결성을 고려해 지속 개선해나간다. 특히 카카오지하철은 중국 이용자를 고려해 중국어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서 프로덕트 매니저는 “모든 연령대, 모든 이용층이 체감하는 생활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