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태블릿 전성시대 `끝`

슬레이트 태블릿 전성시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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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강자 델은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판매를 중지한다고 선언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 들어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델은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2-in-1` 태블릿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세계 태블릿 판매도 1년 전보다 14.7%나 감소했다. 지난 몇년 간 성장세를 이어온 슬레이트 태블릿 전성시대가 끝났다는 평가다. 슬레이트 태블릿은 전체 태블릿 중 87.6%를 차지하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태블릿 판매는 3960만대로 작년 동기(4640만대)보다 14.7%나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다.

업체별 판매량도 부진했다. 세계 시장 1위 애플은 올해 1분기에 1030만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1260만대)보다 200만대 이상 줄었다. 세계 시장 2위 삼성 역시 같은 기간 중 600만대 판매에 그쳐 1년 전(830만대)보다 230만대나 감소했다. 애플과 삼성은 판매량이 1년 전보다 각각 18.8%와 28.1% 줄었다. 시장 4위 레노버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에 220만대를 판매, 1년 전(250만대)보다 30만대 정도 감소했다.

1~5위 업체 중 판매량이 증가한 건 3위 아마존과 5위 화웨이뿐이다. 아마존은 `파이어(Fire)라는 저가 태블릿을 앞세워 1분기에 220만대를 판매했다. 수십만대에 그쳤던 1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5421%라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5위 화웨이 역시 210만대를 판매, 110만대에 그쳤던 1년 전보다 100만대 정도를 더 팔았다. 판매 증가율이 82.2%에 달했다.

지난 몇년 간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세계 태블릿 판매가 급감한 것은 대화면 스마트폰 증가로 태블릿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전자북을 읽고, 게임을 하고, 비디오를 보는 것은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이런 기능은 태블릿을 매년, 혹은 격년마다 새로 살만큼 수요를 촉발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델 대변인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판매 중단에 대해 “슬래이트 태블릿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우리가 판매하던 안드로이드 기반 `베뉴(Venue) 태블릿`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델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Surface)`와 레노버 `요가(Yoga)` 같은 `2-in-1` 태블릿 판매에 집중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델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판매에 긍정적이었지만 수요가 부진, 결국 판매를 접었다.

슬레이트 태블릿 판매 부진은 이 시장 세계 1위 애플 실적을 보면 그대로 나타난다. 애플은 태블릿 시장에서 2013년 2월 150%라는 최고 성장률을 기록,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판매 성장률이 계속 하락세다. 결국, 2014년 3분기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5년 1분기에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반짝 돌아섰지만 이후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14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9분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0년 아이패드가 나올 당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말한 “아이패드가 미래 컴퓨팅의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슬레이트 태블릿이 부진한 반면 분리형 키보드를 장착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2-in-1` 태블릿은 전망이 밝다.

업체 간 시장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내놓은 `아이패드 프로(iPad Pro)`는 490만대 이상 팔렸다. 판매량이 세자릿 수나 성장했다. 이 시장을 개척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북(Surface Book)을 내놓았고, 레노버도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업체별 1분기 세계 시장 태블릿 판매 실적(단위:100만대,%)
자료:IDC

슬레이트 태블릿 전성시대 `끝`


화웨이 역시 `메이트북(Mate Book)`이라는 제품을 내놓으며 지난 2월 `2-in-1` 시장에 뛰어들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