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레독스 플로 배터리 장착한 ESS 해외로 간다

국산 레독스 플로 배터리를 장착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해외 구축된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했던 우리나라 ESS 산업에 차세대 배터리 레독스 플로가 더해지면서 시장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에이치투 직원이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를 장착한 ESS를 점검하고 있다.
에이치투 직원이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를 장착한 ESS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은 최근 `수출용 다중 연계 ESS 실증사업` 수행사업자로 피앤이솔루션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2018년까지 몰디브에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리튬이온 배터리` 융합형 하이브리드 ESS 실증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에기평은 스코틀랜드 지역 풍력연계형 ESS 구축 사업자로 롯데케미칼을 선정하고 `아연·브로민 레독스 플로 배터리(RFB)+리튬이온 배터리` 하이브리드 ESS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국산 레독스 플로 배터리가 해외 구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기평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동안 이론에만 그쳤던 `레독스 플로+리튬이온 전지(LIB)` 융합 제품 첫 검증 사업에 나선 것.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반영구적인 충방전 사이클 등 장주기 운영에 강하지만, 출력이 약하다. 이에 출력 성능이 뛰어난 리튬이온 전지와 상호보완하는 첫 시도다. 실증 결과에 따라 국산 레독스 플로가 해외 진출 교두보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전해액에 활성 물질이 산화·환원을 반복하면서 충·방전되는 기술로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저장시키는 차세대 전지다.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출력성능이 부족하고, 부피도 두 배 가량 크지만, 폭발 위험이 없는데다 수명이 길고 경제성은 물론 대용량 확장에 유리하다.

몰디브에 구축하는 ESS는 중소기업 에이치투가 개발한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250㎾h)에 리튬이온 배터리(60㎾h)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신속한 출력 성능이 요구될 때는 리튬이온 전지가 작동하고, 평상 시 충·방전 때는 레독스 플로 배터리가 작동한다. 태양광발전 등과 연계해 안정적인 계통 운영은 물론 경제성까지 뛰어나다. 과제는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하이브리드 ESS를 포함해, 공공·상업·대형주택·일반주택형에 각각 ESS를 구축한 후 이를 통합관리하는 종합운영센터(TOC)까지 맡게된다. 여기에 정부와 민간펀드 64억원(정부44억원)이 투입돼 2018년까지 실증 사업을 벌인 예정이다.

이와함께 롯데케미칼이 스코틀랜드에 구축하는 ESS 역시 `레독스 플로+리튬이온` 융합형 하이브리드 ESS다. 롯데케미칼은 올해까지 아연·브로민 레독스 플로 배터리(RFB)와 리튬이온 전지,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올인원 하이브리드 ESS를 모듈화시킬 방침이다. 현장 환경에 따라 250·500㎾h급 모듈시스템을 개발해 최대 1㎿h까지 운영하도록 하면서 수출형 모델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정부와 민간펀드 68억원(정부51억원)이 투입돼 실증사업은 2017년까지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롯데마트 평택점에 설치한 250kwh급 RFB 기반의 ESS.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롯데마트 평택점에 설치한 250kwh급 RFB 기반의 ESS.

최윤석 에기평 ESS PD는 “비리튬계 레독스 흐름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의 장·단점을 상호보완한 ESS를 개발해, 피크절감용뿐만 아니라 전력계통이나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용으로 개발해 수출용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이번 과제를 마련하게 됐다”며 “배터리뿐 아니라, ICT를 활용한 운영, 관리센터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한국형 모델의 우수성을 해외시장에 입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