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솔라시티 2조8800억원에 인수

테슬라가 태양광 패널제조-발전-저장-활용 등 일관 체제를 완성했다. 전기차와 태양광을 융합하는 플랜에도 한발 다가섰다.

테슬라모터스는 1일(현지시각) 태양광 패널제조업체 솔라시티를 주당 25.83달러, 총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 솔라시티 2조8800억원에 인수

이번 합의에 따라 솔라시티 주주는 1주당 테슬라 주식 0.11주를 받는다. 인수 가격은 지난 6월 테슬라의 인수제안가(주당 26.50∼28.50달러)보다 낮은 가격이다.

두 회사 최대주주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솔라시티 이사회 의장인 엘론 머스크다. 그는 애널리스트와 콘퍼런스콜에서 “나는 주식 가격을 평가하는데 관여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 여러분이 아는 것만큼만 나도 안다”고 말했다.

주주 승인을 받아 두 회사가 합병하면 테슬라 직원은 지금보다 2배인 약 3만명으로 늘어난다. 또 태양광 에너지 생산과 저장, 교통수단을 모두 개발하는 수직생산체계를 갖춘 회사로 재탄생한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6월 21일 처음으로 솔라시티 인수 계획을 처음 밝혔다. 머스크는 당시 “(두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부터 전기차에 이르는 청정에너지 제품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수직적으로 통합된 에너지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수합병계획에 투자자 반발이 일자 지난달 20일 머스크는 `마스터플랜 파트2`를 공개하며 “솔라시티 매입은 태양광 루프와 배터리가 통합된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를 설득했다.

테슬라, 솔라시티 2조8800억원에 인수
테슬라, 솔라시티 2조8800억원에 인수

두 회사가 합병하면 경비 절감 규모가 커진다. 합병 성사 이후 첫해 절감 규모가 1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게 두 회사 설명이다. 또 테슬라의 자체적인 가정용 태양광 배터리팩인 `파워월`과 기업용 배터리팩 `파워팩`이 솔라시티와 만나 효율적인 전기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합병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수 가격이 당초 인수제안가보다 낮은 데다 합병 효과도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GTM리서치에 따르면 솔라시티는 1분기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32%로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경쟁업체 가격 인하와 각국 보조금 제한 때문에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솔라시티 부채다. 솔라시티 부채는 지난 3년간 13배로 불어 32억5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내년 말 갚아야 하는 빚은 12억3000만달러다. 솔라시티는 사업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부채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적자 수렁에 빠진 솔라시티를 위해 테슬라가 총대를 멨다는 시선도 있다.

양사 합병 합의안에는 `고-샵`(go-shop) 조항이 포함됐다. 솔라시티는 이번 합의안 체결 이후 45일 동안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바이어와 협상을 벌일 수 있다. 합병 결정 발표가 나온 이후 테슬라 모터스 주식은 0.5%가량 하락했으며, 솔라시티 주식은 5% 이상 떨어졌다. 테슬라 시장가치는 346억달러, 솔라시티 시장가치는 26억달러다.

합병은 양사 주주 총회에서 승인을 얻으면 최종 마무리된다. 테슬라 측은 “올해 4분기 안에는 합병을 마무리 짓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