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타트업 협의체 출범에 거는 기대 크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협의체`가 만들어진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직방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유명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한다. 이르면 9월 `스타트업 포럼`으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업계 전체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 책임을 다하자는 게 `협의체`의 설립 취지다.

그동안 O2O얼라이언스, 핀테크포럼, 핀테크협회 등 소수·특정 협의체가 있었지만 대표들이 직접 나서 전체를 아우르는 협의체 구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같은 업종 간 경쟁 서비스까지 아울러 같은 목소리를 내겠다니 기대된다.

정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우리나라 스타트업 수준을 세계 7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비용을 적게 들이고 진입 장벽을 낮춰서 창업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여 왔다. 이 덕분에 수많은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성공 스타트업 배출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압도한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투자 유치, 규제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은 자금력을 앞세워 우리나라 스타트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돈을 풀고 창업대회를 열면서 중국으로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 선전, 청두, 옌타이 등 지방 정부가 저마다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창업 초기에 지원받은 자금이 떨어진 스타트업에는 매력을 끄는 조건이 넘쳐난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 타깃을 둬야 하는 스타트업으로서는 거대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잡는 것이어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차이나 머니에 휘둘리다 보면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가 위협받기 십상이다. 시장이 꽃을 제대로 피우기도 전에 시들 수 있어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안 된다.

핵심 기술 유출도 우려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신기술이 바탕이다. ICT 강국인 우리나라의 귀한 자산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음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스타트업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협의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업체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면 힘을 받기가 쉽지 않다.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면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에도 힘을 얻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