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빅데이터 시장 순풍…`비식별 가이드라인` 효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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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비식별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빅데이터 시장에 순풍이 분다. 비식별화 솔루션 도입 수요가 늘고, 데이터 활용 가치를 높이는 빅데이터 분석·컨설팅 시장도 확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행정자치부와 관계부처가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관련 솔루션·서비스 시장이 활기를 띤다.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 이용·제공자가 준수해야 할 비식별 조치를 4단계로 나눠 담았다. 먼저 개인정보 여부를 검토한 후 해당 시 가명·총계처리, 데이터삭제 기술 등으로 비식별화하도록 했다. 이후 비식별 조치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도록 안내했다. 마지막으로 비식별 정보의 안전한 활용과 오남용 예방을 막는 필수 보호조치 사항을 명시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개념이 모호한데다 비식별 조치 기준마저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21세기 원유`로 비유했던 빅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많았다.

개인정보 빅데이터 시장 순풍…`비식별 가이드라인` 효과

가이드라인 배포 계기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통신·금융·유통 등 민간에서 공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정보 비식별화를 통한 빅데이터 활용 수요가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국내 개인정보보호법과 가이드라인에 최적화된 비식별화 솔루션이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면 활용 폭이 넓어지지만 일반 기업이 직접 비식별화부터 재식별 방지까지 종합적인 환경을 갖추기는 쉽지 않았다. 전문 비식별화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관련 컨설팅이 뒷받침돼야 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이지서티와 개인정보 비식별화 등을 담은 유통플랫폼 구축 실증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립암센터는 가이드라인 발표 후 파수닷컴과 비식별화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지서티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빅데이터 비식별화 국책사업 주관사업자로 참여한데 이어 `아이덴터티쉴드` 솔루션을 앞세워 개인정보 비식별 시장을 공략 중이다. 김동례 이지서티 전무는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과 기관이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가이드라인이 나오자 활용에 관한 인식이 제고돼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파수닷컴은 지난달 전담 본부를 신설, 개인정보 빅데이터 시장에 대응했다. 전문 컨설팅을 거쳐 빅데이터에 최적화된 비식별화 시스템을 구축한다. 파수닷컴 `애널리틱 디아이디`는 데이터 유출 우려 없이 가치 있는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이다. 임성우 파수닷컴 이사는 “의료·금융·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정보 비식별 위험분석과 비식별화를 통한 빅데이터 활용 문의가 잇따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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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데이터 업계도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SAS코리아는 단순히 빅데이터 분석에 머물지 않고 실제 비즈니스활동으로 연결하는 솔루션과 컨설팅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실시간으로 예측 기반 의사결정정보를 제공한다. 이진권 SAS코리아 전무는 “가이드라인 발표 후 규제에서 활용·확산 등 산업 측면으로 나아간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빅데이터 시장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빅데이터 기반 사업 분야에서 약 52만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개인정보 활용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민관 공동 노력이 요구된다. 과거 고객관계관리솔루션(CRM) 열풍처럼 초기 인프라 구축에만 매달린 나머지 실질적인 비즈니스 효과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부처별로 전문기관을 지정해 전담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개인정보 활용을 지원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비롯해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사회보장정보원 등이 참여한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은 “가이드라인 발간으로 안전한 빅데이터 활용 문화가 정착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빅데이터 시대 주역으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