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구원, 은·구리 장점 모은 전극소재 개발

은과 구리의 단점들을 극복하면서 장점은 고스란히 유지한 전극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돼 주목된다.

은(Ag)은 전기전도도가 높고 산화가 잘 일어나지 않아 다양한 전자제품에서 전극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전기저항 측면에서 은과 큰 차이가 없는 구리와 10배나 차이가 난다. 때문에 구리를 전극소재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구리는 전기저항 측면에서 은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단 구리는 산화가 문제다. 공기와 만나 산화가 진행될 경우 저항이 커져 전극소재로 적합하지 않다.

전자부품연구원 연구원들이 소재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연구원들이 소재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원장 박청원)은 `코어-셸(Core-Shell)` 구조로 광소결과 열소결이 동시 가능한 저가의 고전도 전극 잉크소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신규 소재는 내부가 구리, 표면이 은으로 구성(코어-셸 구조)된 하이브리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면서 열경화와 환원, 산화방지 특성을 갖춘 것이 골자다.

기존 하이브리드 소재는 구리와 은을 적절히 사용, 비용적인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광소결 시 전극으로 사용될 수준의 낮은 저항(~10-6Ω㎝)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또 인쇄 때 해상도가 낮아 충진제로 일부 사용하는데 그쳤다.

반면 KETI는 코어-셸 구조에도 낮은 저항을 구현했다. 은에 가까운 수준(3.7x10-6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열과 광에 동시에 반응하는 잉크 기술을 통해 이 같은 낮은 저항을 구현할 수 있었고, 동시에 해상도를 60㎛ 이하로 향상시켜 상용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ETI는 소재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신뢰성도 확보했다. KETI는 신소재를 활용, 5.5인치 디지타이저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디지타이저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등에서 필기 인식을 가능케 하는 부품이다.

KETI는 5.5인치 디지타이저를 상용화한 후 성능을 분석한 결과, 500개 이상 `비아 홀(기판에서 앞면과 뒷면의 배선을 연결하기 위한 구멍)`에 대한 충진 불량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납땜·커버레이 공정·단자 도금 등 후공정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김윤진 KETI 나노소재부품연구센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인쇄형 디지타이저나 터치스크린의 베젤 소재에서 요구되는 사양을 만족해 광소결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RFID 태그용 안테나, NFC,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ETI는 산업부가 주관하고 있는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수행을 통해 올 하반기에는 11.6인치 대면적 디지타이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개발 성과가 산업 분야에 확산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