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기술원, 산하 연구소 모두 통폐합...중복 없애고 실용연구 확대

삼성 로고 (SAM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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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산하 연구기관을 모두 흡수, 단일 조직으로 통폐합했다. 연구개발(R&D) 중복 문제를 최소화,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상용화 기술 중심 대응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종합기술원은 삼성전자에서 장기 관점에서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21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종합기술원 산하 연구기관을 모두 통합했다.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그동안 생명과학연구소, 생명 공학연구소, 전자소재 연구소 등 산하 연구 조직을 가동해 왔다. 2010년 산하에 생명공학연구소, 생명과학연구소를 뒀다. 이듬해에는 삼성바이오제약 연구소를 신설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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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는 전자소재 연구소를 산하에 뒀다.

꾸준히 업무 조정을 거치면서 산하 연구소가 생겼다 없어지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처럼 산하 연구소가 모두 종합기술원으로 통합된 것은 처음이다.

삼성종합기술원 고위 관계자는 “원래 종합기술원에서도 (생명과학연구소가 하던) 의료, 바이오 연구를 했다”면서 “업무 중복 방지를 위해 조직을 통합했지만 기존 인력과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삼성종기원의 단일 조직화는 우선 칸막이로 구분한 산하 연구소의 R&D 중복을 방지하자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유사한 연구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는 문제점을 막고 단일 조직에 두면서 연구 인력과 기술 융합에도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접근이다. 생명과학, 생명공학, 전자소재 등 칸막이를 두면서 나타나는 연구 경직성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 현장중심 경영 원칙도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는 실제 상품화·사업화가 가능한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이 해외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늘리고 있다. 모든 연구를 회사 내부에서 추진하기보다 필요한 기술은 외부 조달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높이는 움직임이다. 내부에서 연구해 성과를 내놓기보다는 해당 기술이 있는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거나 기업을 아예 인수하면서 신기술을 선도하는 새로운 삼성식 접근도 강화되는 추세다.

중장기로는 연구소 조직을 줄이고 사업부 등 현장 일선에 나설 인력을 늘리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최근 수년 동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DMC연구소 인력은 지속 감소했다. 이번 삼성종기원의 단일 조직화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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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종기원이 가장 큰 조직이기 때문에 연구 효율화를 위해 산하 연구 조직을 합쳤다”면서 “기존 기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너지를 더 내는 데 집중하자는 접근”이라고 밝혔다.

[삼성 종합기술연구원 산하 조직 변화 추이]

삼성종합기술원, 산하 연구소 모두 통폐합...중복 없애고 실용연구 확대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