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통신 기술을 섞어라 `LBS 진화`

ⓒ게티이미지뱅크 공항, 면세점에서 와이파이와 비콘을 결합한 위치기반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항, 면세점에서 와이파이와 비콘을 결합한 위치기반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진화하고 있다.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위성항법장치(GSP) 등 기존의 LBS를 가능하게 한 통신 기술이 혼합되고 있다. 독자 사용된 통신 기술이 결합돼 사용자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오차 수정은 물론 서비스 환경에 맞는 다양한 부가 기능도 접목되고 있다. `혼합 측위 기술(하이브리드 포지셔닝 시스템)`이 새로운 LBS 시장의 개막을 예고한다.

◇와이파이+비콘 `위치 측정 오차 줄인다`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제공업체로 유명한 시스코, HPE아루바, 루커스와이어리스 등은 LBS가 가능한 새로운 기기를 잇따라 선보였다. 한 기기에서 와이파이와 비콘 신호를 동시에 주고받는 등 LBS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이다. 기존의 와이파이 AP에 USB로 비콘 기기를 장착하거나 AP 자체에 비콘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장치를 심었다. 모두 위치측정 오차를 최소화, 정확한 LBS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루커스코리아 관계자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비콘의 특성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솔루션으로, 사용자의 정밀한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통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파이 기반 LBS는 3개 이상 AP가 스마트폰 등 기기에 보내는 신호 세기를 측정한다. 삼각 측량법 위치 추적 방식이다. 와이파이 존 안에서는 사용자의 위치를 대략 파악할 수 있지만 최소 5m에서 최대 10m 정도의 오차 범위가 발생한다. 소형 매장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정확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예를 들어 A라는 매장을 찾은 고객이 10m 옆에 떨어진 B 매장의 쿠폰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다.

비콘 기술을 이용하면 오차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업계는 비콘의 위치 측정 오차 범위를 1m 이내로 보고 있다. 블루투스를 켠 스마트폰 사용자 한 명은 정확하게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짧은 커버리지와 데이터 전송량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AP장비 업체가 와이파이와 비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HPE 아루바는 모바일 인게이지먼트 2.0이라는 사업 전략으로 `와이파이+비콘` 기술을 사물인터넷(IoT) 시장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시스코코리아는 기존의 삼각 측량법 기반 와이파이에 신호 각도까지 계산한 `AoA` 기술로 오차 범위를 1~2m로 줄인 솔루션도 내놓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위치 측정 1인자 `GPS` 고도화

차량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다 보면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내비게이션이 정확한 위치를 못 잡아서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경우다. 골목 하나 차이에 있는 차량 위치를 짚어 내지 못해 몇 바퀴를 더 돌기도 한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로 지속해서 오차 범위를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10m 안팎에서 위치를 잘못 알려 줄 경우가 많다.

GPS는 LBS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이지만 명확한 한계가 있다. 오차율이 심하고 실내에서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이런 GPS 한계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기술도 부각되고 있다.

대표로 `A-GPS`를 들 수 있다. 3G, 4G, 와이파이 등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호 미탐지 문제 해결이나 신호 동기화 시간 단축에 쓰인다. 여러 경로로 GPS 신호가 들어오거나 전파 감쇄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보조 신호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GPS 지상 기반 보강 시스템은 위성 대신 VHF 데이터링크를 이용한다. 정밀도를 높여서 1m 이내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통신위성 신호를 받는 기준국(레퍼런스 스테이션)을 활용해 2~3m까지 오차 범위를 줄이는 `D-GPS` 기술도 있다. 위성 신호를 잘못 잡으면 기준국에서 보정 데이터를 보내는 혼합 측위 대표 기술이다.

GPS 보완 기술은 국방·항공 분야에서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GPS를 이용한 민간 LBS 시장에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GPS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선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실내외 LBS가 가능하다”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GPS 신호로 전송할 수 없는 대용량 데이터를 와이파이 등 무선 네트워크로 전송,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 병원이 적용한 LBS 서비스
부산대 병원이 적용한 LBS 서비스

◇LBS 기술 진화로 `O2O` 시장 키운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통신기술 발전과 혼합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시장은 온·오프라인연계(O2O) 시장이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로 사용자 개개인의 위치 추적이 가능해지면서 쇼핑몰뿐만 아니라 호텔, 박물관 등 문화·레저 시설까지 LBS를 선보이고 있다. 병원이나 공항 등 밀집 지역에서도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경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은 비콘 기술을 활용, 원하는 병동이나 사무실에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경우에는 와이파이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위치가 스마트폰에서 확인되는 만큼 지도 데이터와 연동, 주차 관리 등 다양한 추가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등 대형 시설에서는 비콘과 와이파이를 이용한 실내 내비게이션과 렌터카·면세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에서는 야구장 등 체육 시설에 여러 통신 기술을 접목한 O2O 서비스를 구현했다.

한 O2O 플랫폼 업체 대표는 “LBS 기술이 강점은 무엇보다 맞춤형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여러 통신 기술을 혼합하면서 가능해진 개인화 서비스가 O2O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