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최장수 나무…무려 1075살

유럽 대륙에서 가장 오래동안 정착한 거주민이 있다. 유럽에 뿌리를 내린지 1075년이 됐다.

스톡홀름·마인츠·애리조나 대학 공동연구팀은 최근 그리스 북부 핀도스산에서 수령이 1075살인 유럽 최장수 나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나무는 수종이 보스니안 소나무로 주변에는 1000년 이상된 나무 수십종이 함께 발견됐다. 이름은 `아도니스(Adonis)`라 명명됐다. 이 나무는 핀도스산 주변 기후변화 효과 연구를 진행하던 중에 발견됐다.

유럽서 최장수 나무…무려 1075살

연구팀은 나이테를 세는 방법으로 아도니스의 수령을 알아냈다. 나무중심부로 약 1미터 정도 뚫고 들어가 나이테를 추출해내 나이를 세었다. 연구팀은 나무 아랫부분에서 나이테를 추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령은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과거 나무 성장기간 이 지역 기후변화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천년간 인간에 의해 점유된 이 지역에서 나무가 베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이례적이다.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폴 크루식 스톡홀름대 교수는 “3000년전 문명화된 적대적인 지역에서 나무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융성했던 비잔틴과 오토만 시대 흥망성쇠를 다 지켜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나무가 새싹 시기였던 서기 941년은 비잔틴제국이 전성기를 누릴 때였다. 이 나무가 100살이었을때는 중국에서 화약이 만들어졌다. 1691년 750살이었을때는 아이작 뉴튼이 만유인력법칙을 주장했다. 1000살을 맞았을 때 그리스는 2차 세계대전 소용돌이 속에 나치 치하에 있었다.

하지만 이 나무도 다른 대륙의 최장수 나무에 비교하면 어린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인요(Inyo)국유림에 있는 `므두셀라`(Methuselah)라는 히코리 소나무는 수령이 약 4600살이나 된다.

유럽서 최장수 나무…무려 1075살

므두셀라는 성서에서 969살까지 살았던 노아의 할아버지 이름이다. 4600년 전이면 고대 이집트가 피라미드를 건설하고 있을 때다.

미 산림청은 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위치 및 사진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불과 50년 전 약 4900년을 살았던 나무가 무분별한 연구로 잘려나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