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정부가 거둬야 할 `유종의 미`

[관망경]정부가 거둬야 할 `유종의 미`

박근혜 정부 임기가 1년 반이 채 남지 않았다. 국정 운영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논의가 벌써 나온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도 (임기가) 5분의 3쯤 지났다”면서 “논문에서도 결론이 중요하듯 지금은 결론을 맺어야 할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은 1기부터 3기까지 누구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여 주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예상치 못한 변수를 감안해도 너무나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수출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청년 취업난은 사상 최악 상황이다. 가계 부채는 매번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비자는 지갑을 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정부가 돈을 적게 풀었기 때문은 아니다. 정부는 꾸준히 확장 재정 정책을 유지, 지출 규모를 늘렸다. 4년 동안 추경도 세 번이나 편성했다. 엄격한 통화 정책 때문도 아니다. 한국은행은 2013년부터 총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낮춰 사상 최저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부진 영향이 재정도, 통화도 아니면 원인은 결국 정책 실패에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 우려되는 것은 내년이다. 임기 마지막이라는 초조함에 `성적표 숫자를 올리려고`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나라 빚 걱정은 뒤로 미루고 지출을 대폭 늘릴지도 걱정이다. 우려가 기우에 그치기를 바란다. 반짝 성과 이후에는 반드시 긴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잘 마무리할 때 유종의 미를 거둔다고 한다. 한자를 해석하면 `끝맺음(有終)을 아름답게(美)` 한다는 소리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비단 우수한 성과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음 일이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닦는 것 역시 아름다운 끝맺음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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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