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씨팩토리 `칩 타입 EDLC` 상용화… 日세이코 독점 깬다

씨엘씨팩토리가 개발한 중형, 소형, 초소형 칩 타입 EDLC 제품 라인업
씨엘씨팩토리가 개발한 중형, 소형, 초소형 칩 타입 EDLC 제품 라인업

국내 스타트업 기술 업체가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핵심 전자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없어 못 사던` 제품을 국내 업체가 개발함에 따라 향후 시장 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문가는 전망했다.

에너지 부품소재 전문 업체 씨엘씨팩토리는 26일 EDLC(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를 칩 타입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중형 용량의 CLC2114 시리즈로 5.5V 전압, 5F 용량을 갖췄다. 블랙박스 등 중형 용량이 필요한 전자기기 시장에 주로 공급될 예정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으로부터 성능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는 월 3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산 라인을 구축했고, 이미 국내 고객사로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EDLC는 다른 말로 `슈퍼 커패시터` 혹은 마이크로 배터리라고도 불린다. 일반 커패시터와 비교해 용량이 많아 슈퍼 커패시터라 부른다. 각종 스마트폰과 블랙박스 등 각종 전자기기의 백업용 전원 혹은 고출력 보조전원 핵심 부품이다. 순간적으로 전력을 사용해야 할 때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내장된 전력을 쓴다. 스마트폰으로 어두운 곳 사진 촬영시 발광다이오드(LED)를 켜고 끌 때가 좋은 예다. 이런 작업에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할 경우 수명이 급속도로 줄어든다. EDLC를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EDLC는 원통형, 코인형, 파운치 형태가 주류다. 그러나 이들 형태는 인쇄회로기판(PCB) 내 표면실장(SMT)이 불가하고 크기, 고내열성 등 업계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칩 타입은 이런 단점을 모두 해소했다.

칩 타입 EDLC는 일본 세이코인스트루멘탈INC(SII)가 독점 공급사다. 이 회사의 초소형 EDLC인 CPH3225 시리즈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인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시장에서 매우 높은 값에 거래된다. 그나마도 없어 못사는 것이 현실이다.

중형 EDLC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한 씨엘씨팩토리는 추후 소형과 초소형 제품 상용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SII와 핀투핀으로 호환 가능한 초소형 EDLC CLC3225 시리즈와 소형 CLC1008 시리즈 개발을 완료했다. 회사 관계자는 “CLC3225 시리즈는 기존 SII사 제품과 외형 규격을 완벽하게 일치시켜 곧바로 대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형인 CLC1008 시리즈는 국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조사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진호 씨엘씨팩토리 대표는 “EDLC는 제조 산업으로 스타트업에는 힘든 분야지만 기술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으로 양산 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전량 수입에 의지해온 칩 타입 EDLC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씨엘씨팩토리는 지난해 5월 1일 설립됐다. 최진호 대표는 크루셜텍 경영기획실, 미동전자통신(현 미동앤씨네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이 회사에서 기술을 책임지는 이용욱 씨엘씨팩토리 기업부설연구소장은 삼영전자공업, 스마트씽커즈, 제원CSC연구소, 에스이엔디 등에서 개발을 주도해온 EDLC 분야 최고 전문가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