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7 교체 물량 배터리 월400만셀 ATL서 전량 조달

삼성전자, 갤노트7 교체 물량 배터리 월400만셀 ATL서 전량 조달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교체 물량에 들어갈 배터리 전량을 중국 ATL에서 조달한다.

중국 ATL 고위 관계자는 7일 전자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삼성전자 고위 인사가 지난주 ATL을 찾아 월간 400만 셀을 공급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면서 “그렇게 하는 쪽으로 조율이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일 갤노트7 신형 제품으로의 전량 교체 결정 이후 기존의 메인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가 배제될 것이란 방침은 전해졌지만 이외 대체 공급사와 물량이 국내외 언론에 자세히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TL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삼성전자 구매담당 부사장단 일행이 ATL 본사를 방문, 월 400만셀 규모 배터리 공급을 타진했다. 양측은 며칠 동안 이어진 협의를 거쳐 지난 7일 월 400만셀 공급 관련 합의점을 찾고 세부 생산 협의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ATL에 주문한 물량은 월 400만셀로 갤럭시노트7 400만대 분량이다.

당초 갤노트7 배터리를 삼성SDI가 60~70%, ATL이 30~40% 각각 맡기로 한 것에서 ATL 단독으로 바뀌는 구도다. 갤노트7용 배터리 적응 테스트를 삼성SDI와 ATL만 통과한 상태에서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신규 승인 이전에는 월 400만셀에 이르는 교체 물량 전체를 ATL이 도맡게 됐다.

이 같은 결정은 여유가 많지 않은 교체 일정상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지만 변수 역시 많다. 우선 이날 세계에 공개된 애플 아이폰7에 공급되는 ATL 배터리 물량이 얼마나 되느냐도 삼성으로의 배터리 공급 안정성에 관건이 되는 문제다.

ATL은 2010년 이후 한 번도 애플 아이폰 모델의 배터리 제1공급자 지위를 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현지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ATL이 애플의 주력 공급사로 아이폰7이 출시된 상황에서 삼성전자 갤노트7 전량까지 공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ATL은 이미 20~30% 가용 캐파를 두고 있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이미 부품 공급을 단독 체제로 가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ATL과 함께 공급을 맡은 업체의 테스트와 기술 검증이 발등의 불이다. ATL로 일시 몰리던 물량이 얼마나 제3의 공급자에게로 돌아갈지, 삼성SDI가 절치부심해 대안을 찾아내고 다시 공급자 지위를 회복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배터리 업계는 국내외를 통틀어 기술이 입증된 다른 공급업체를 새로 발굴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소니는 배터리 핵심을 무라타에 넘겨 예전 같은 제품 완성도가 나오지 않고, 산요와도 비즈니스로는 아직 깊은 앙금이 남아 있다. 저가폰에 써 온 중국 BYD 배터리를 덜컥 고급 사양까지 끌고 올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전문가 박철완 박사는 “삼성전자가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 온 삼성SDI 제품을 다시 정비해 기회를 주느냐에 따라 ATL은 물론 글로벌 스마트폰용 배터리 시장에도 또 한 번 큰 구도 변화가 몰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중국)=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