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프리미엄 `정면대결`···삼성전자 반격?LG전자 출격?애플 상륙

[이슈분석]갤노트7 리콜 반사이익···“3파전 정면 대결 이제부터”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이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면 대결한다.

배터리 셀 결함으로 갤럭시노트7 250만대 전량을 리콜한 삼성전자는 내달 1일 판매를 재개한다. LG전자는 오는 29일 V20을 출시하고, 애플은 10월 중순 아이폰7으로 경쟁에 합류한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프리미엄폰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이 지난달 11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국내 미디어와 소비자에게 갤럭시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이 지난달 11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국내 미디어와 소비자에게 갤럭시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3사 전열 준비 완료

삼성전자는 내달 1일 지난 30일 동안의 판매 중단을 마무리하고 정상 판매를 개시한다.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리콜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판매 재개일을 당초 계획보다 3일 연기했다. 제품 결함으로 추락한 신뢰도 회복이 관건이다. 지난 19일 이후 6일 동안 국내에서 새 제품 교환을 마친 소비자는 약 20만명이다. 갤럭시노트7을 쓰지 않겠다고 환불해 간 소비자는 교환 고객의 4%에 불과하다.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 시험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여전히 약 20만명은 새 제품 교환을 망설이고 있다. 환불은 이달 말까지다. 기사회생을 위한 반전 카드가 절실한 시점이다.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R&D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LG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R&D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LG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동안 LG전자와 애플은 각각 V20, 아이폰7을 발표했다. LG전자는 V20에 최신 기술을 집약시키는 대신 오디오 기능에 집중했다. 애플은 3.5㎜ 이어폰 잭을 제거하고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LG전자는 오는 29일 한국에 V20을 출시한다. 애플 아이폰7 국내 출시일은 10월 14일 또는 21일로 좁혀졌다. 양사에는 삼성전자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미디어 이벤트에서 아이폰7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미디어 이벤트에서 아이폰7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면 대결은 이제부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으로 위기에 빠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3파전 승자를 예단하기 이르다. 3사 모두 `위기`와 `기회`가 분명하다. 누가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19.6%를 차지,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애플과 LG전자 점유율은 각각 8.8%, 3.4%다. 덩치 싸움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한다. 애플, LG전자가 이번 기회를 꼭 살려야 할 까닭이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단연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로 인해 추락한 신뢰도다. 새 제품으로 교환한 갤럭시노트7에서도 배터리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안전 불감증은 더 커졌다. 소강상태에 빠진 삼성전자는 반전을 노린다.

10월 초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블랙오닉스 모델이 기사회생의 발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등에서는 블랙오닉스 모델 구입을 기다리는 네티즌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1년마다 새 제품으로 바꿔 주는 갤럭시 클럽도 고객 이탈을 줄이는 방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미디어 이벤트에서 아이폰7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미디어 이벤트에서 아이폰7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V20과 아이폰7으로 국내 시장 경쟁에 합류하는 LG전자와 애플은 삼성전자 리콜 사태의 반사이익을 노린다.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의 반발이 거세게 인 16GB 모델을 빼고 32GB를 기본 용량으로 채택,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켰다. 아이폰7 1차 출시국에서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끌어내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예약 판매량이 전작 아이폰6 시리즈 대비 4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품에는 구매욕을 떨어뜨리는 단점도 있다. V20은 전작보다 약 10만원 비싼 89만9800원에 출시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출고가 인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추세를 고려하면 V20 성공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디오 마니아층에서만 인기를 얻는 제품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이폰7 1차 출시국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기기 과부하 때 `쉭`(hissing)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불평이 나왔다. 새롭게 추가한 제트블랙(유광검정)은 흠집이나 마모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이 소비자에게 케이스를 씌우라고 권고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3파전의 승자는 소비자 손에 달려 있다는 걸 제외하면 3사의 우위 예측은 시기상조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