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車 2100만대 시대 맞아 새로운 번호판 도입 검토

정부가 국내 신규 차량 등록 대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번호체계로는 수용에 한계가 발생해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06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도입한 현행 번호판
2006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도입한 현행 번호판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는 30일 해외건설협회 회의실에서 자가용 승용자동차의 등록번호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추가적인 번호용량 확보방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관계전문가 및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모창환 교통연구원 모창환 연구위원의 발제를 청취후,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의 사회로 김동규 서울대 교수,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등 관계 전문가와 공무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지역번호판이 폐지되면서 확보 가능한 번호용량은 이전보다 10분의 1수준으로 대폭 축소된 상황이다. 경찰단속카메라의 `인식가능성`을 고려하면 한글 기호는 자음+모음 조합 32개로 한정돼 번호판 공급가능량은 총 2100만대 수준. 하지만 해마다 154만대(2015년 기준)인 자가용 승용차 신규등록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등록번호의 용량을 늘리려면 한글기호를 확대하는 것이 국민 수용성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무인 단속카메라를 운영 중인 경찰청에 따르면 한글기호 추가 대상 확정 후 1∼2년의 기간과 20억원 이상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 한계로 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시급한 대응을 위해 기존에 썼다가 반납한 상태인 사용번호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미 휴대전화와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는 기존 사용번호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비사업용 자동차에 적용하려면 도난당한 번호판 등 향후에 분쟁이 예상되는 번호를 배제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문제가 있어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한글기호(카, 커, 코 등)를 추가하거나 한글문자를 2개로 확대하는 방안(○○가나○○○○)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통일시대에 대비한 반영구적 번호판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국토부는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 중 옛 사용번호 활용을 위한 매뉴얼을 최종적으로 보완하고 지자체 차량등록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기존 사용번호 용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번호판 체계를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9월 중순에 공고할 계획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