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국 `우주굴기`, 미국·러시아 뛰어넘는다

우주정거장 건설 독자 진행…달 유인 탐사 계획도 추진

지난달 15일 밤 11시 중국 간쑤성 주취안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2호 로켓이 발사됐다. 이 로켓에는 중국이 독자 추진하고 있는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의 일환인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2호가 실렸다.

10일 뒤인 25일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지상 전파망원경 `톈옌(天眼)`을 5년여 공정 끝에 마무리,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전파망원경은 구경 500m 크기로 우주에 존재하는 중성수소 가스, 펄서 행성, 성간 물질 등을 조사하고 우주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제조 강국에 이어 연구개발(R&D)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우주 굴기(屈起)`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독자 진행하고 있고, 달에 유인 탐사 및 우주기지 건설과 화성 탐사 계획도 추진한다. 중국의 우주 굴기가 미국과 러시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슈분석]중국 `우주굴기`, 미국·러시아 뛰어넘는다

◇2020년 우주정거장 완성

중국은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지구 궤도상에는 하나의 우주정거장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부터 함께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이다. 그러나 이 우주정거장은 2024년에 운영이 종료된다. 만약 중국 우주정거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중국은 당분간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국가가 된다. 중국은 2011년 9월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를 발사한 바 있다. 톈궁 1호는 1630일 동안 우주에 머물면서 선저우8호, 9호, 10호와 도킹해 우주정거장 운영에 필요한 랑데부 도킹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달 쏘아 올린 톈궁 2호는 우주정거장 구축을 본격 시작한다. 우주인이 30일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실험실 모듈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력 모듈을 갖췄다. 유인우주선과 화물운송우주선 도킹, 우주인 체류, 우주 의학 및 응용기술, 궤도 수정 등 우주정거장 운영을 위한 각종 주요 시험을 담당한다. 10월 발사 예정인 선저우 11호는 톈궁 2호에 인원과 물자를 수송하고, 우주정거장 도킹 기술 등을 시험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렇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에 착수한다. 이미 코어 모듈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 발사 예정이다. 이후에도 모듈이 순조롭게 발사되면 2020년 우주정거장이 완성된다. 이후 2년 동안 시범 운영 후 2022년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화성·달 탐사 의지도 확고

화성과 달 탐사 프로젝트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2020년 7월에 화성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탐사선은 7개월 동안 4억㎞를 날아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맞춰 화성에 착륙한다. 지금까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인도가 화성에 탐사선을 보냈다. 무사히 화성에 안착해 탐사를 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중국은 2011년 화성 탐사선을 발사했으나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중국은 지난 8월 화성 탐사선과 지표 탐사 차량 외형을 공개하는 등 반드시 화성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표 탐사 차량은 화성 환경을 감안해 특수섬유와 재료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원격사진기, 지하탐측 레이더 등 13개 과학 장비가 탑재된다. 총 92일 동안 머물면서 화성의 대기, 토양 등 환경을 탐사할 예정이다.

또 유인 달 탐사를 오는 2031년부터 2036년 사이에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2007년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발사했고, 2013년에는 창어 3호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옛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창어 3호에 실린 달 탐사로봇 위투(玉兎·옥토끼)는 임무 수행 기간이 1년으로 2014년 말이면 끝나는 것이었지만 지난 7월 31일까지 972일 동안 작동, 달 탐사 부문에서 세계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위투는 달의 지질 성분, 표면 물질과 관련해 7테라바이트 분량의 각종 자료를 지구로 전송했다. 중국은 내년에 창어 4호를 발사해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을 탐사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유인 달 탐사를 위해 2031년까지 슈퍼로켓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슈퍼로켓은 길이가 100m가 넘고, 지름은 10m에 이르며, 최대 적재 능력은 창정 계열 로켓의 5배에 이를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설명했다.

달에 유인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달에 대형 레이더 안테나와 이를 운용할 우주인 기지를 세운다. 레이더 기지는 고주파 및 극초단파를 이용해 구름은 물론 지표면까지 꿰뚫어 선명한 육상, 심해, 지하 영상을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연구팀도 꾸렸다.

◇우주 굴기로 국제사회 국력 과시

중국이 우주 굴기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주 개발은 국제사회에 국력을 과시하고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는 데 가장 확실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 실현 과정에서 우주 굴기가 국내의 모든 역량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 분야는 첨단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경제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각국의 통신 및 과학위성 발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는 경제 효과가 크다.

또 우주는 광대한 자원의 보고다. 우주 태양전력 확보와 달 및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광할 수 있다. 우주 개발로 군사력도 강화할 수 있다. 이런 다목적 포석을 위해 중국은 공상행정관리총국을 정점으로 국가항천국과 중국과학원, 중국 최대 우주 개발 기업인 중국항천과기그룹 등이 우주 기술 R&D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항천과기그룹은 5개 우주항공기술연구소, 130여개 기관에 직원 12만명을 거느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우주 산업 종사자는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주과학 분야의 정부 예산도 2015년도 기준으로 45억7000만달러(약 5조452억원)에 이르는 등 미국, EU, 러시아에 이은 네 번째 규모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