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프에이, OLED 증착기 중국 뚫었다...1000억대 수주

에스에프에이, OLED 증착기 중국 뚫었다...1000억대 수주

에스에프에이가 중국에 1000억원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물 증착기를 수출한다. 일본 캐논도키가 사실상 독주해 온 세계 모바일용 OLED 증착기 시장에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에스에프에이(대표 김영민)는 중국 고비전옥스(GVO)로부터 플렉시블 OLED와 리지드 OLED용 증착장비를 1대씩 총 2대를 공급하는 사업을 수주했다고 13일 밝혔다. 규모는 9350만달러(약 1045억원)다.

GVO는 중국 비전옥스와 현지 정부가 합작해 중소형 OLED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법인이다.

에스에프에이의 5.5세대 OLED 증착장비 (사진=에스에프에이)
에스에프에이의 5.5세대 OLED 증착장비 (사진=에스에프에이)

OLED 증착장비는 분말 형태의 적녹청(RGB) OLED 소재를 기화시켜서 기판에 얇게 막을 형성하는 전 공정 핵심 장비다. 넓은 면적에다 막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얇고 고르게 증착시키는 게 핵심이다. 기술 난도가 높아 일본 캐논도키 외에 이렇다 할 경쟁사가 없다. 국내 장비 기업이 오랫동안 연구개발(R&D)했지만 쉽게 디스플레이용 양산 장비로 채택되지 못했다. 최근 선익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에 양산용 장비를 공급, 국산화에 성공했다.

에스에프에이는 국내가 아닌 중국에서 먼저 양산 장비 공급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12월 중국 트룰리에 4.5세대 OLED 증착기와 물류시스템을 공급한 데 이어 GVO에 5.5세대 양산용 증착기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GVO는 쿤산 5.5세대 OLED 라인에 1단계 투자로 월 4000장 규모의 OLED 라인을 이미 갖췄다. 이번에 에스에프에이 장비로 플렉시블 OLED와 리지드 OLED를 모두 양산하는 체계를 갖추는 2단계 투자를 진행했다. 5.5세대 4분할 형태이며, 월 1만1000장 양산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에스에프에이는 트룰리에 첫 장비를 납품한 이후 추가 사업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첫 도입처인 트룰리에서 기술력, 사후 서비스 대응력, 양산 가능성 등을 검증받아야 추가 수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룰리가 OLED 양산 체계를 본격 갖추는 2단계 투자를 비롯해 중국 패널 제조사의 OLED 투자 계획에 적극 대응해 왔다. GVO에 양산용 장비를 공급하게 되면서 양산용 장비 공급 사업 대외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적극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캐논도키가 장악한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핵심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양산 라인에 캐논도키 장비만 사용한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이미 6세대 2분할 장비 시제품을 준비하는 등 최신 OLED 양산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면서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에스에프에이의 OLED 증착장비 점유율이 세계 시장에서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스에프에이가 양산용 장비 공급에 성공함에 따라 OLED 증착장비 국산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선익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에 6세대 증착장비를 공급, 캐논도키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야스도 LG디스플레이에 OLED 조명용 장비를 공급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중국을 중심으로 초기 증착장비를 R&D용 위주로 납품했으며, 대규모 양산 공급 사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국산 OLED 증착장비가 중국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어 중장기로 볼 때 국내 패널 제조사에 채택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단일 제조사에 장비를 의존하면 기술 결함, 납기 지연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체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 협상력을 높이고 의존도를 낮추면 장비기업 기술력 전반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OLED 증착장비 국산화에 막 성공한 장비 기업은 패널 양산에 성공해야 추가 수주 가능성이 열린다”면서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빠르게 기술 서비스를 제공해 적극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모바일 OLED용 증착장비 국산화 현황>


모바일 OLED용 증착장비 국산화 현황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