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드론 띄운 규제 개혁, 게임에도 적용돼야

송승근 동서대 교수
송승근 동서대 교수

정부는 지난 3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신산업투자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신산업 관련 규제 틀을 바꾸기 시작했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반영하고 합리 타당한 의사결정으로 사회의 지지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사물인터넷(IoT),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관련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되 국제 수준으로 규제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지진과 태풍 피해, 이념 갈등 같은 사회 불안 요소가 있음에 정부의 규제 개혁 정책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한 예로 지난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발표된 `비행승인 안전관리 대상 기준`은 비행 승인 예외 기준을 자체 중량(12㎏)에서 최대 이륙 중량(25㎏)으로 바꾸도록 기준을 완화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최대 이륙 중량을 기준으로 하면 상업상 더 많은 물류 이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산업으로 각광받는 드론을 경량화할 수 있다. 개선을 깊이 고민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작은 중량만을 강조할 경우 드론의 상업 이용이 들어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영국과 미국처럼 최대 이륙 중량을 기준으로 해도 안전하다는 인식이 이제는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러한 발상 전환은 필요하다.

지극히 합당한 결론을 내린 신산업투자위원회의 결정으로 비로소 소형(25㎏) 드론을 활용한 공연, 광고, 물품 수송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규제가 그대로 존재했다면 드론을 띄울 때마다 사전 신고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상업화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 하나만 제거했음에도 한국의 드론 산업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블루오션을 개척, 시장을 장악하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것이다.

LG연암문화재단이 주최한 `영 메이커 페스티벌`에서 참가학생들이 드론 제작 체험을 하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이 주최한 `영 메이커 페스티벌`에서 참가학생들이 드론 제작 체험을 하고 있다

신산업투자위원회 설립 당시 “모든 규제를 물에 빠뜨려서 떠오르는 것만 남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규제 혁신을 해야 할 대표 분야는 게임 산업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바다이야기` 파문을 겪으면서 발생된 각종 사행성 관련 규제, 중독과 청소년 보호를 위해 강행된 강제성 셧다운 정책으로 게임을 사회악으로까지 여기는 인식이 확산됐다. 국내 게임 산업은 기업들이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처해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세제 감면과 정착금 지원으로 외국 게임 기업을 유치하는 등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게임 산업은 규제 개선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절박함에도 산업 차원에서 게임 규제의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관심과 논의가 없다. 중복으로 말미암아 엮인 규제를 풀어야 한다. 말로만 규제 완화를 하는 탁상공론식 정책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

처음부터 규제 개선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보다 해보고 나서 공백이 생기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낫다. 단기로는 당장 손쉽게 고칠 수 있는 법령이나 해석부터 수정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로는 규제 완화가 아니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영역에서의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등장하게 되면 그동안 문제가 없는 규제라 하더라도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장서서 규제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잘못된 사례 때문에 또 다른 규제를 만드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10년 전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시작된 게임 규제가 최근 신산업 분야로 떠오르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산업에까지 규제 손길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책임게임시스템`과 같은 사회 안전망과 사행성에 대한 안전장치를 구축한 후 모든 게임 규제를 과감히 혁파한다면 게임 산업의 고사를 막을 수 있다.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곽승준의 미래토크`가 13일 서울 서강대에서 열렸다. 게임문화와 게임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곽승준의 미래토크`가 13일 서울 서강대에서 열렸다. 게임문화와 게임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송승근 동서대 교수 songsk@gdsu.dongseo.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