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50년]<12> 국산 반도체 재료 산업, 느리지만 꾸준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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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국산 반도체 업체의 웨이퍼 가공이 본격화되면서 몰딩 컴파운드를 시작으로 실리콘웨이퍼, 리드프레임, 본딩와이어를 제조·공급하는 기업이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1995년에는 80%에 육박하던 해외 수입 의존율이 65%까지 떨어졌다. 느리지만 의미 있는 성장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전자신문 DB)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전자신문 DB)>

국내 반도체 재료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는 동진쎄미켐을 들 수 있다. 동진쎄미켐은 반도체 웨이퍼 기판에 미세한 회로패턴을 새길 때 필수 재료인 감광액을 국산화한 업체다. 1980년대 중반부터 반도체칩 패키지에 사용되는 몰딩 재료를 개발 공급하던 동진쎄미켐은 1989년 1M D램용 감광제를 국내 최초, 세계 네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은 “감광제 연구는 대학원 시절 석사 학위 논문 주제였다”면서 “이 때문에 자신 있게 달려들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동진쎄미켐은 1993년 10월 삼성전자 G라인용 감광제 납품을 시작으로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1995년에 4M D램급 감광제를 개발, 1996년 경기도 발안에 공장을 짓고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동진은 2006년에 현재 주력으로 사용되는 이머전 노광장비용 불화아르곤(ArF) 감광제 개발에도 성공했다. 해외 업체가 주도한 정밀 반도체 재료 시장에서 선두 업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이 동진쎄미켐의 현재 모습이다.

FST 펠리클
<FST 펠리클>

반도체 소자 연결용 금선, 구리선을 생산하는 엠케이전자는 세계 톱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한 뒤 최근 들어서는 패키지 기판과 반도체 칩(Die)을 연결하는 솔더볼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솔브레인은 반도체 식각과 고순도 불산 재료 등 반도체 케미컬 제품 국산화에 힘을 쏟는 업체다. 19980년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포토마스크를 국산화한 피케이엘도 재료 분야에서 국산화 선두 주자로 꼽힌다. 포토마스크 보호막인 펠리클(Pellicle)의 국산화를 주도한 에프에스티(FST), 국내 유일의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 LG실트론, 반도체 생산용 특수가스 분야 선두 업체 SK머티리얼즈와 원익머트리얼즈 역시 국내 반도체 재료 후방산업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