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디지털 쇼핑비서로 아마존 넘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쇼핑시 결정장애를 심하게 겪곤한다. 내가 좋아하고 어울리는 물건을 추천해 줄만한 비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미국 e마켓플레이스 이(e)베이가 이같은 고민을 들어줄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바로 개인화된 인공지능(AI) 비서 `샵봇(Shopbot)`이다. 샵봇은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인 `챗봇`(Chatbot)의 일종이다. 챗봇은 메신저를 이용해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필요한 정보나 대답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정해진 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취향에 맞게 답한다. 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해 학습을 하기 때문에 대화를 할수록 더 똑똑해진다.

이베이가 고객 취향를 파악해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베이가 고객 취향를 파악해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베이는 이 챗봇을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시험가동하고 있다. 챗봇 AI는 이용자 프로필과 주로 찾는 것에 대한 질문을 분석, 기초 정보로 삼는다. 샵봇은 옷사이즈도 기억해 다음번 쇼핑에 참고하기도 한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앱보다는 메신저를 많이 사용한다. 앱 대신 메신저로 차량을 호출하는 등 앱 기능이 메신저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 `앱의 시대가 가고 인간과 대화하는 AI 시대가 열릴 것`(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2016년 3월)이라는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방증이다.

이베이는 이 점에 주목했다. 이베이는 챗봇을 통해 쇼핑을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챗봇과 대화해 원하는 물건을 찾은 사람들은 이베이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알제이 피트먼 이베이 최고제품책임자는 “우리는 이베이 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벗어나 이용자가 있는 어디든지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챗봇은 실제 고객센터 상담원처럼 대화한다. 페이스북 기반 챗봇으로 페이스북은 광고중심 비즈니스모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직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통한 거래에 수수료를 매기지 않고 있다.

이베이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으로 이베이 사이트가 쇼핑객의 최종 목적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했다. 데빈 웨니그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AI가 고객이 10억개에 달하는 이베이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는 현재 약 1억6400만명의 액티브 유저를 갖고 있다. 올해초보다 4.5% 늘어난 수치다. 아마존에 밀린 이베이로서는 챗봇이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챗봇은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에게는 강력한 플랫폼이다. 일상적인 업무는 자동화해 시간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의 미래 성장 동력인 동시에 AI와 맞물려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챗봇 서비스 투자를 늘리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