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아틱, 삼성 첫 생태계 사업… 성공 땐 칩 판매 확대 선순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전자신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전자신문 DB)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사업이 완성도 높은 2세대 아틱 개발로 본궤도에 올리게 됐다. 아틱은 IoT 하드웨어 생태계를 일구는 기반으로 기획됐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앱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아틱이 `IoT 분야 안드로이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틱 개발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깊이 관여한 프로젝트여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높다. 이 부회장이 실리콘밸리 출장시 꼭 방문하는 삼성전력혁신센터(SSIC:Samsung Strategy Innovation Center)가 아틱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삼성 첫 생태계 프로젝트 시험대

SSIC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산하 조직으로 2012년 하반기 설립됐다. 부품 분야 제휴, 인수합병(M&A) 등 개방형 혁신을 담당한다. 인텔코리아 초대 사장, 퀀텀 아시아태평양지역 지사장, 미국 애질런트반도체 본사 사장직을 역임한 손영권 사장이 이끈다. 손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 핵심 참모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손 사장에게 본사 재가 없이도 소규모 M&A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올해 초를 기점으로 손 사장은 글로벌 벤처 1000개를 살펴봤고 이 가운데 54개 회사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재용 부회장 시대의 성장동력을 찾는 곳이 바로 SSIC라고 삼성 내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손영권 SSIC 사장
손영권 SSIC 사장
SSIC가 있는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DS 미주총괄 신사옥
SSIC가 있는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DS 미주총괄 신사옥

IoT 개발 플랫폼 `아틱`도 SSIC 작품이다. 아틱은 삼성전자와 협력사의 시스템온칩(SoC), 메모리, 커넥티비티칩 등이 탑재된 하드웨어 모듈이다. 성능에 따라 아틱1, 아틱5, 아틱1으로 나뉜다. 2세대 제품은 아틱0, 아틱7 등 라인업을 확대했다. 외부기기 지원 능력을 확대해 IoT 개발 환경에 보다 최적화한 것도 특징이다.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IoT 시장 커지면 칩 시장도 확대

기업과 개인은 아틱을 활용해 다양한 IoT 기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업계에선 오는 2020년 상호 연결되는 IoT 기기의 수가 250억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틱 생태계를 단단히 다지면 관련 사업은 물론 반도체 칩 판매량을 보다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에 아틱5 대량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아틱 개발보드
삼성전자 아틱 개발보드

아틱은 전형적인 생태계 구축 사업이다. 소규모 스타트업과 개인 개발자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대형 기업으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 운용체계(OS),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력이 필수다. 손 사장이 이끄는 미국 SSIC가 아틱 사업을 맡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SSIC는 다양한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거나 제휴를 맺어 아틱을 활용한 센서 탑재 신발, 스마트 물탱크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아틱과 연동되는 OS, 음성인식, 데이터분석, 보안,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업체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전자는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미국 기업과 비교해 뒤처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북미 표준 모바일 DTV 기술(ATSC-M/H) 기술을 개발해놓고도 관련 시장을 열지 못한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SIC가 아틱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어나가고 있는 모습은 제조업 기반이 강했던 기존 삼성전자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면서 “생태계형 사업인 아틱을 본궤도에 올리면 삼성은 부품 사업은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설]아틱, 삼성 첫 생태계 사업… 성공 땐 칩 판매 확대 선순환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