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세계 3대 위성 안테나 강자"

최근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 로켓 회수 영상에 영어로 `Intellian`이라는 브랜드가 등장했다. 하얀 돔 형태의 기기에 새겨졌다. 로켓 착륙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에 등장한 유일한 브랜드여서 유명세를 탔다.

기기 정체는 위성 통신 안테나다. 무인선 양쪽에 두 개다. 하나는 로켓이 무인선에 착륙하는 영상을 전송하고 다른 하나는 로켓과 무인선을 연결해 정확히 내리도록 돕는다. 두 제품 모두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대표 성상엽)가 만들었다.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크루즈나 상선, 군함 등 대형 선박을 타본 사람은 익숙하다. 하지만 인텔리안이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2004년 설립 때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첫 매출도 수출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595억원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인텔리안은 세계적인 위성 안테나 제조업체다. 영국 코브햄, 미국 KVH와 이 분야 3대 강자다.

위성 안테나는 고도 3만6000㎞ 정지 궤도에 떠 있는 인공위성 송수신 장비다. TV 방송과 전화, 데이터 통신용 안테나로 나뉜다. 인텔리안은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 1위 업체다. 세계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했다.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미 해군 군함이나 대형 상선, 크루즈에서 사용하는 데이터 통신용 위성 안테나 중 절반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쓰는 셈이다.

성상엽 대표는 “최근 크루즈 여행은 물론 물류나 군 작전 수행 때도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데이터가 위성 통신 핵심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로컨설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8.1%씩 성장할 전망이다. 사업영역도 기존 해상에서 육상과 항공까지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위성으로 TV를 보고 음성 통화를 하던 시절은 지났다.

위성통신 안테나는 무엇보다 정확도와 신뢰도가 보장돼야 한다.

위성과 선박에 설치된 안테나가 지속적으로 통신하기 위해서는 안테나가 항상 위성을 향해 있어야 한다. 수십미터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위에서 2도마다 촘촘히 떠있는 위성을 정확히 추적하는 게 관건이다. 전파 간섭이 일어나면 아예 팔수도 없다. 쉬지 않는 진동은 물론 염분에 의한 부식에도 10년 동안 품질을 유지해야만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인텔리안 제품은 데이터 통신 속도도 가장 빠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2밴드 통신이 가능한 안테나를 개발했다. `v100`과 `GX100`이라는 제품이다. 망망대해에서도 50Mbps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C밴드와 Ku밴드를 부품 교체 없이 자동으로 전환해 통신하는 시스템도 인텔리안이 최초로 개발했다. 세계 최초 개발 제품만 10개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출원 및 등록한 특허만 60건이다. 전 세계 직원 셋 중 한명은 연구인력으로 구성했기에 가능했다. 인텔리안이 최근 5년간 연평균 30%씩 매출이 늘고 자체 브랜드 수출액이 96%를 차지하는 이유다.

성 대표는 “예전 2G 휴대폰과 LTE 스마트폰을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면서 “안테나와 통신, 로봇기술이 최고 수준에 올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텔리안이 단순히 기술력만으로 이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 전 세계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판매망과 사후 서비스 체계를 갖췄다. 2007년 미국 법인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와 영국, 싱가포르 등 6개국 7개 도시에 해외법인과 사무소를 설치했다. 서비스 협력업체만 50여개다. 올해 안으로 중국 상하이 법인도 설립한다. 세계 위성통신업체 인말샛(Inmarsat)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다. 2010년 인말샛과 공급계약은 인텔리안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인텔리안은 해외 성공을 바탕으로 17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후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이미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춘 실적이 주간 단위로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기업 공개로 유입된 자본은 진행 중인 기술개발에 쓰일 예정”이라면서 “내년에는 육상용 이동식 안테나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육상용 안테나는 군용 휴대용 통신기기 플라이어웨어나 탱크, 작전차량 등에 주로 탑재된다. 전쟁에도 데이터 통신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에는 비행기용 안테나 개발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성 대표는 “위성 안테나 시장은 성장이 높고 개발 가능한 아이템이 많은 시장”이라면서 “세계 해상용 안테나 시장 1위를 기반으로 전체 이동형 위성 안테나 시장을 석권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