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017년 대전환 맞는 전자부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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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2017년 대전환 맞는 전자부품 시장

새해 전자부품 업계의 화두는 `대전환(트랜스포메이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업계의 성장을 이끌어 온 스마트폰은 폼팩터 변화(하드웨어 구조)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고, 자동차는 정보통신기술(ICT)과의 결합이 가속되면서 부품 업계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버튼·테두리 없는 스마트폰 등장

버튼이 실물로 드러나지 않는 `풀스크린`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듀얼카메라 채택도 확산된다. 반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도 가속된다.

스마트폰은 한동안 기본 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주요 구성품의 성능이 개선됐다. 하지만 내년은 구조 자체가 근본부터 변하는 `지각 변동`의 한 해가 될 가능성이 짙다. 신규 부품과 소재 채택도 그만큼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물 버튼과 가상 터치스크린, 지문인식, 디스플레이와 같은 영역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는 이를 대비, 치열한 개발 경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차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8(가칭)` 전면에 홈 버튼을 배치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홈 버튼은 메인 화면 복귀와 지문인식에 쓰인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자주 쓰는 버튼의 하나로 꼽힌다. 이를 강화유리나 디스플레이 뒤로 숨기겠다는 구상이다.【사진2】

여기에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 테두리마저 없앤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 삼성은 이른바 `엣지` 디스플레이 선두 주자다. 2014년에 출시한 `갤럭시노트4 엣지`에서 한쪽 가장자리가 휜 화면을 도입했다. 이후 갤럭시S6, 갤럭시S7에서 좌우 양쪽에 휜 화면을 적용한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갤럭시S8은 엣지가 기본이다. 지금까지 삼성은 갤럭시S6, 갤럭시S7 등에서 평면(리지드) 화면과 엣지를 병행 운용했다. 이 전략을 버리고 엣지를 고유 정체성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기존과 달리 상·하까지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채택, 엣지 폰 완성도를 높였다.

4면 엣지 디스플레이에 홈 버튼까지 없애면 이른바 `풀스크린` 스마트폰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전면부에는 스크린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디자인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화면 몰입감이 높아지는 기능 개선 효과도 있다.

갤럭시S8의 풀스크린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채워질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분야 선두 주자다. 그동안 삼성의 엣지 전략에 기여해 온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한 번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 스마트폰` 드디어 가시권에

절반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물밑 경쟁이 더 치열하다. 핵심 부품이 연구개발(R&D) 수준을 넘어 양산을 향해 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도 뛰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산 직전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기판과 구성 소재에서부터 연성회로기판(FPCB)까지 변화가 예상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는 강화유리를 대체할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이 주목받는다.【사진3】

폴리이미드는 극한 온도에서도 견디는 유연 필름이다. 유리를 대체하려면 특유의 노란색을 없애고 투명하게 만드는 게 과제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투명PI 양산 경쟁에 들어갔다.【사진1】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8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약 9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SKC도 기존 설비를 활용하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코오롱과 유사한 시기인 2018년 초에 곡률 반경을 1㎜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전자부품 업계 자동차 시장 공략 가속

일본의 대표 부품 업체 무라타제작소는 지난 7월 소니와 사업 양수 계약을 맺었다. 소니의 리튬이온배터리 사업을 인수키로 한 것이다. 소니는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배터리를 상용화한 곳. 무라타가 인수에 나선 이유는 전기자동차 때문이었다. 미래 자동차의 핵심 동력인 배터리를 염두에 두고 무라타는 소니의 배터리 원천 기술을 주목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전자부품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동차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등장과 자율주행차 개발이 탄력을 받으면서 자동차가 정보기술(IT)과 융합, 즉 자동차의 전장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달러(약 273조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347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61억달러(30조원)이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18년 364억달러(42조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2017년은 전자부품 업계가 자동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과 LG 등 국내 대표 부품 기업들은 전장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권오현 부회장 직속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카 전용 반도체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며,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에 지분을 투자했다. 또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LG는 더 넓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을 만드는 LG전자와 LG이노텍·LG디스플레이 외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LG하우시스는 자동차 원단과 경량화 부품·소재를 각각 만들고 있다. 여기에 LG CNS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전 계열사가 얽힌 LG는 자동차부품 사업에서만 올해 5조원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전자부품 업계의 자동차 시장 공략은 국내 얘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라타뿐만 아니라 퀄컴은 470억달러(53조8000억원)라는 천문학 규모의 비용을 들여 NXP를 인수합병(M&A)하기로 했다. 모바일 무선통신 칩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켜 온 퀄컴이 스마트 카나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칩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르기 위한 베팅이다. NXP는 지난해 프리스케일반도체를 인수해 차량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언을 누르고 1위로 도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 업계의 자동차 시장 진출로 IT 업체와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비중 확대와 신규 자동차 비즈니스 부상, IT 트렌드 확산 등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수는 시장 구도에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이종 기업 간 협력 및 경쟁 과정을 통해 자동차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