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가전·TV 인기 주춤…가성비 보다 성능

하이마트가 선보인 TCL TV
하이마트가 선보인 TCL TV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TV와 가전제품 인기가 주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국내에 진입한 TV 판매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성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프리미엄 제품에 밀리고 가격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과 경쟁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롯데하이마트와 티몬 등에 따르면 중국산 가전 판매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TCL TV를 론칭했고, 이후 하이얼 TV도 판매하면서 TV를 중심으로 한 중국 가전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중국 가전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37%나 급증하며 돌풍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와 3분기는 10%대 증가로 낮아졌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산 TV 영향으로 1분기 중국 가전제품 매출이 크게 늘어났었다”면서 “하지만 2~3분기 지나면서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산 가전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계층에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점은 예전과 달라졌다”면서도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실제 구매가 많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티몬에서도 중국 가전 매출이 감소했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한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샤오미 제품은 -269%, 레노버는 -398%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샤오미 소형가전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노트북 판매는 LG전자와 HP 제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중국 가전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 가전제품 인기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제품은 한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만큼 성능을 중시하는데, 중국산 제품은 프리미엄급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가 시장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과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하이마트에서 판매하는 TV를 봐도 TCL과 하이얼 등 중국산 TV와 대우디스플레이나 주연테크 등 국내 중소기업 TV는 가격차이가 없다. 오히려 일부 제품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더 저렴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은 신제품 출시가 많지 않아 유통에서도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다”면서 “국산 제품도 가격이 인하돼 소비자도 굳이 중국산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