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기반 IT업체, 자문사-운용사로 몸집 불려

로보어드바이저(RA)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자문사가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기술 보유 업체는 투자자문사로, 자문사는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등록을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RA 기술 보유 업체들이 속속 투자자문사, 전문사모펀드 운용사 등록에 나서고 있다.

RA 엔진 아이작(ISAAC)을 보유한 디셈버앤컴퍼니는 연말 자산운용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100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을 보유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등록을 위한 각종 요건을 마친 상태다. 업계는 쿼터백자산운용과 밸류시스템자산운용에 이은 세 번째 전환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A 기술기반 투자·일임업체가 전문사모펀드 운용사 등록에 나서는 것은 직접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투자·일임사들이 속속 전문사모펀드업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코스콤의 RA테스트베드 진행 등 금융당국 관심이 더해지면서 RA를 활용한 헤지펀드도 관심이 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앞서 자산운용사로 이름을 바꿔단 쿼터백자산운용은 지난달 이미 첫 로보 헤지펀드를 선보였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도 이달 중 RA 활용 헤지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RA 기술 보유 기업은 투자자문사 등록을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대형 금융지주와 협업 중인 파운트는 금융감독원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신청했다. 다른 RA 기업도 자본금 확충 및 각종 등록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RA 기술업체의 투자자문업 등록은 투자자 자금을 직접 운용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투자 알고리즘 등 정보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RA 기술보유 업체 대표는 “상장지수펀드(ETF) 뿐 아니라 주식 투자 등 다양하게 투자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RA 기술에 관심을 가진 벤처캐피털(VC)로부터 자금을 수혈해 자본금 요건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문사 등록을 추진하는 기술업체는 코스콤이 진행하는 RA 테스트베드 심사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심사 결과에 따라 보유 기술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불분명한 RA 도입 요건에 대한 불만도 동시에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RA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RA기술 보유 IT업체에 대한 금융당국 차원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RA 수익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것이 투자자문에 해당하는 지 단순 정보제공에 해당하는 지 등을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