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소 기업 `수젠텍` 11일 코넥스 상장…정부, 연구소기업 성장전략방안 마련

ETRI 연구소 기업 `수젠텍` 11일 코넥스 상장…정부, 연구소기업 성장전략방안 마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소기업인 수젠텍이 11일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연구개발한 기술로 출자해 만든 기업인 콜마BNH가 코스닥에 상장된 후 나온 두 번째 성과다.

수젠텍은 `유비쿼터스 바이오칩 리더기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2011년 12월 제28호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 등이 공공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독이나 공동으로 자본금의 2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에 설립한 기업이다.

수젠텍은 그동안 디지털 임신·배란테스트 시스템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유럽연합(CE) 인증을 받았다. 창업 첫해 자본금 1억원, 직원 3명으로 출발했으나 현재 연매출은 10억원이고 직원은 35명으로 늘어났다.

현장진단검사인 `인클릭스`도 최근 출시해 유럽 진출을 위한 CE인증을 얻었다. 이달 14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박람회인 MEDICA에 해당 제품을 선보인다.

수젠텍은 정부의 성장단계별 공공기술 사업화 맞춤형 지원을 받았다. 기술이전 사업화 지원으로 2012년부터 올해 총 2회(약 12억원)에 걸쳐 기술개발 상용화를 지원받았다. 특구펀드는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서 총 45억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유치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정부는 연구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2단계 도약을 위한 `연구소기업 성장전략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출자 지분율 규제 관련해 제도 개선 검토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출자 지분율 규제 완화 요구에 따라 금액별로 10%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업 규모가 커지면 현금이나 기술 등을 20%까지 채우는 게 부담된다는 지적이 있어 내년에 법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금 배분 가이드라인도 참고용으로 만들고 있다. 연구소기업 콜마BNH의 기업가치가 상장 후 커지면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5% 주식 매각으로 약 480억원 수익을 올렸다. 기술을 출자한 일부 연구원은 100억원이 넘는 수익금을 받게 됐다. 공동관리규정을 참조해 수익 배분 비율을 세부적으로 만들어 최종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서 출연연 내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기여자들의 기여도는 소외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이전 법률에는 10%라고 나와 있지만,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공동관리규정)에는 정해진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콜마BNH의 경우 TLO 기여자가 수익금의 0.1%를 받기도 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관계자는 “TLO가 노력했으면 주는 것이고, 행정적 지원 외에 특별한 노력이 없었다면 기관에 몇 프로를 주라고 강제하기 쉽지 않아 기관 자율에 맡기고 있다”면서 “연구자들로부터 기여도를 제대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5년 정도 장기 근무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