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전자정부 장관 대담]전자정부 목표는 `국민 행복`…신기술로 지속발전

크리스 스키드모어 장관(왼쪽)과 홍윤식 장관
크리스 스키드모어 장관(왼쪽)과 홍윤식 장관

한국과 영국 세계 전자정부 어젠다를 이끄는 두 나라 장관이 만났다. 영국은 올해 UN전자정부평가 1위, 한국은 앞서 3연속 1위를 차지한 전자정부 선도국이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과 크리스 스키드모어 영국 내각사무처 장관은 10일 `제3회 디지털-5(D5) 장관회의`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전자정부 미래 비전을 놓고 대담했다. 양국 장관은 D5 중심으로 세계 전자정부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전자정부 수준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전자정부 목적이 `국민 행복`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회(이호준 전자신문 부장)=한국, 영국, 뉴질랜드, 이스라엘, 에스토니아 5개국이 참여한 `디지털-5(D5) 장관회의`가 올해 3회째를 맞았다. 한국과 영국이 2014년 D5 창립을 주도했는데 배경은.

홍윤식 장관
홍윤식 장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당시 영국 내각사무처 차관이 행자부를 방문해 국제사회 전자정부 혁신과 정책 어젠다를 주도하는 선도국 간 장관급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다. 전자정부 디지털 혁신과 국제사회 디지털 격차 해소 등을 위해서는 선도국이 상호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자정부 선도국으로서 영국과 함께 D5를 추진했다.

◇크리스 스키드모어 영국 내각사무처 장관=영국이 처음부터 전자정부 선도국은 아니었다. 2009년만 해도 영국의 공공 정보기술(IT) 부문은 비용 지출이 많았고, 효율성은 낮았다. 이후 영국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 공공서비스를 위해 이용자를 최우선으로 했다. 다음은 앞서 나가는 다른 나라와 공유하고 배우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전자정부 국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국가 간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통 이슈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협력하고자 D5 창설을 추진했다.

◇사회=D5 창립 이후 주요 협력 내용은 무엇인가.

◇스키드모어=D5 회원국 모두 사용자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와 오픈소스 솔루션 공유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영국은 이스라엘, 뉴질랜드와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력을 공유했다. 이스라엘과는 리더십 교육에서도 같이 했다. 영국 전문가가 이스라엘 정부 교육과정에 참여해 도왔다. 에스토니아는 영국과 디지털 서명과 관련해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두 나라 사이에 데이터 전문기관 설립도 논의됐다. 한국과 영국은 4세대(4G) 기반 비상통신망 분야에서 협력했다.

◇홍윤식=D5는 회원국 간 디지털 전략과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공동의제를 정해 함께 연구했다. 국제사회 전자정부 정책이슈 논의를 심화·발전시켰다. 2014년 제1회 회의에서는 개방형 표준, 오픈소스, 열린 정부 등 D5 헌장의 9개 원칙 준수에 합의했다.

◇사회=부산에서 열린 제3회 D5 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은 무엇인가.

◇스키드모어=올해 회의에서는 글로벌 전자정부를 선도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데 직면한 도전과제를 논했다.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D5가 상호협력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회의 핵심 성과는 D5 목적 달성을 위해 상호협력한다는 `부산선언문` 체결이다. 올해 행사는 한국의 `정부3.0 글로벌포럼 2016`과 함께 열려 더욱 의미가 있다. 공공서비스를 개선하려는 28개 다른 나라, 국제기구 등과 D5 성과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홍윤식=한국은 `국민을 즐겁게 하는 전자정부` 비전을 담은 `전자정부 2020` 기본계획과 실행계획을 소개했다. 정부서비스 리디자인, 인지·예측기반 지능행정 실현, 산업과 상생하는 전자정부 신생태계 조성, 신뢰 기반 미래형 인프라 확충, 글로벌 전자정부 질서 주도 등이다.

부산 회의는 D5 회원국 모두가 합의한 부산선언문을 채택, 회원국 간 상호협력 확대·발전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올렸다. 회의 개최에 앞서 국가별 의제에 따라 사전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한 것도 긍정적이다.

크리스 스키드모어 장관(왼쪽)과 홍윤식 장관
크리스 스키드모어 장관(왼쪽)과 홍윤식 장관

◇사회=한국과 영국은 UN전자정부 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선도국가다. 전자정부 비전과 정책이 궁금하다.

◇홍윤식=전자정부 2020 계획에 따라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먼저 국민이 원하는 정부서비스를 한 곳에서 손쉽게 이용하도록 돕는다. 지난 8월 국민 생활에 유용한 194개 핵심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서 한눈에 보여주는 `정부3.0 서비스 알리미` 앱을 출시했다. 전체 정부서비스 안내부터 신청, 발급까지 하나의 포털에서 제공하는 단일창구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전자정부 서비스 품질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범정부 통합적 성과관리를 도입했다. 전자정부를 통해 국민주도 정책개발과 공공서비스 프로세스를 강화한다. UN의 새로운 모토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전자정부를 적극 활용한다.

크리스 스키드모어 장관
크리스 스키드모어 장관

◇스키드모어=영국 정부도 국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우선 순위를 둔다.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로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전자정부 서비스로 국민 생활환경을 개선해 나갔다. 궁극적으로 국민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나 전자정부 솔루션 등에서 정보 공유와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영국은 2016년 UN전자정부 평가에서 온라인 서비스 전달에 있어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았다. UN은 영국이 추진한 부처 간 접근, 디지털 통합 노력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영국 정부는 보안, 표준 상호운용성, 인증, 광대역 인프라 등 핵심 인프라에 지속 투자했다. HTML5 같은 새로운 웹 기술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했다. 정보 개방성과 투명성에 집중한 것도 UN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사회=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높아졌다. 전자정부에도 AI 활용이 필요한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홍윤식=다양한 정책 영역에서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즐겁게 하는 지능형 정부`를 구현하겠다. 정부통합전산센터 정보보호체계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나날이 복잡·지능화하는 사이버위협을 자동 분석해 최적의 대응시스템을 가동한다. AI 기반 지능형 CCTV관제체계를 구현해 범죄를 사전 예방한다. 민원 대응에도 AI를 적극 활용한다. 국민이 제기하는 다양한 민원에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응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키드모어=영국은 모든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를 활용해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이 행복하도록 지원한다. AI도 마찬가지다. 특히 AI에서는 한국과 협력할 것이다.

◇사회=한국은 모바일, 데이터 정부에 관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윤식=스마트폰 사용자가 4500만명에 이르면서 모바일 정부 서비스 요구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 `모바일 전자정부 3개년 계획`을 마련, 시행 중이다. 주요 민원서비스 전 과정을 모바일로 해결한다. 간편인증을 도입해 한 번 인증으로 여러 정부사이트를 이용하도록 서비스 절차를 간소화한다. 정부 업무에도 모바일 활용 범위를 넓힌다. 모바일 결재 범위를 확대하고 공무원용 모바일 메신저 `바로톡` 보급을 늘린다. 행정전화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모바일 행정전화를 도입 중이다.

데이터 중심(Data Centric) 정부에도 힘쓴다. 데이터는 `21세기 원유`로도 불린다. 공공데이터 개방·공유와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민간 데이터 활용 불편함을 해소하고 사회비용을 줄인다.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공공데이터를 정부 차원에서 표준화한다. 데이터 활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사전 차단한다.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개인영상정보보호 제도화, 개인정보 이전 관련 국제 협업 등도 추진한다.

◇사회=전자정부 선도국가이자 D5 핵심 멤버로서 향후 국제협력 계획은 무엇인가.

◇홍윤식=D5는 전자정부 디지털 혁신과 국제사회 디지털 격차 해소 등에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제사회 전자정부 혁신모델을 정립하고 미래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비회원국과 공유하면서 `디지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것이다.

앞으로는 신규 회원국도 유치한다. 전자정부 분야 권위 있는 글로벌 회의체로서 역할과 기능을 확대한다. 내년 장관회의는 뉴질랜드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전자정부 최신 트렌드와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발굴해 실질적인 성과를 높일 것이다.

홍윤식 장관
홍윤식 장관

◇스키드모어=전자정부 선도그룹으로서 우수 사례와 혁신 정책을 나누고, 공공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책무를 다하겠다. D5가 글로벌 디지털 어젠다를 주도하도록 D5 확대에 힘쓴다. 비회원국 전자정부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 대상과 성과, 해결책을 공유하겠다.

이런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D5 회원국과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같은 선도국과 함께 하는 것이 미래를 앞당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듯 앞으로도 한국과 협력이 잘 이어지길 바란다.

정리=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