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특허 분쟁 대비하려면 `특허청구범위` 숙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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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환 특허청 심사관/변호사
<오성환 특허청 심사관/변호사>

특허 분쟁이 전 세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세계 4위 특허출원 강국이지만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및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특허 분쟁 위협에 노출돼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은 이에 대비할 자금과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등록받은 특허권의 권리 범위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특허권자는 특허 권리 범위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으며, 특허 침해 판단 기본 방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허 침해 소송 등을 대리하다 보면 중소기업 대표, 개인 발명가 등 특허권자 대부분이 경쟁업체 제품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확신하며 찾아온다. 특허출원 이전에 이들이 생각한 아이디어에 관해 상담하다 보면 경쟁업체 제품과 상당히 유사한 사례가 많다.

유사한 아이디어 내용이 특허명세서에 상세하게 설명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특허명세서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정작 `특허청구 범위`에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제대로 구현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허권자가 특허명세서에 기재된 내용 전체를 자신의 권리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특허법 제97조에 의거해 특허권의 권리 범위는 특허명세서 가운데 `특허청구 범위(claims)`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해 정해진다. 즉 특허청구 범위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은 자신의 권리가 아니다. 특허발명 보호 범위의 결정 방법은 ①특허청구 범위를 기준으로 ②명세서, 도면, 출원 경과 등을 참작한 다음 기술 판단을 하고, ③법률 판단을 하는 순으로 정해진다.

이에 따라서 특허 침해를 논하며, 특허청구 범위 확정이 전제로 깔려 있어야 한다. 특허권자는 자신의 권리 범위를 객관화해서 파악하고, 다른 특허권자로부터 권리 대항을 받았을 때에도 특허청구 범위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허등록 공보 가운데 `특허청구 범위`는 부동산 등 등기부 등본에 자기의 땅이라고 알려 주는 지번 표시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부동산 같은 유체물은 자신의 권리 범위가 뚜렷하지만 반면에 특허와 같은 무체재산권은 권리 범위를 오해하기 쉽다.

`특허청구 범위`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은 특허권자의 권리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담겨 있거나 도면으로 표현한 내용만으로는 권리를 인정받을 수 없다. 또 발명 아이디어는 특허 등록을 받는 과정에서 변형 또는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추상 형태의 아이디어는 특허청구 범위에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변형된다. 변리사의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 존재하는 선행 기술이 있어서 아이디어 보정 과정 등에 의해서도 변형이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특허명세서 `특허청구 범위`에는 발명자의 아이디어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 있다. 변리사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특허청구 범위로 잘 구현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신제품에 대해 특허 등록을 추가로 받는 것도 중요하다. 구제품에 대한 특허 등록은 앞으로 출시할 제품까지 보호하지 못한다. 최초 제품의 특허청구 범위는 신제품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등은 최초 제품에 한해 특허를 받은 것만으로 잎으로의 모든 신제품까지 보호가 될 것으로 오해한다. 이런 경우 경쟁 업체에 기술 침탈 기회만을 제공하게 된다. 이에 따라서 비용이 들더라도 개선한 신제품에 관한 추가 특허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은 필수다.

특허권의 권리 범위는 생각보다 좁다. 특허권자는 자신의 특허권 권리 범위를 명확히 숙지하고 특허명세서에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표현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오성환 특허청 심사관/변호사 ohwanta@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