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케이블TV 사업자가 새해 2월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결합상품과 동등결합 상품 간 차별 금지를 골자로 한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을 전격 발표했다.
이통사와 케이블TV 간 협정과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로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에서 이동통신과 케이블TV 등 이종업체 간 결합상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변곡점이 마련됐다. 동등결합 상품은 케이블TV 사업자가 이동통신 사업자의 이동통신을 결합, 이통사 초고속 인터넷이나 IPTV를 이용하는 경우와 동등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CMB, JCN울산중앙방송 6개 케이블TV 사업자는 13일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가칭)`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
SK텔레콤과 케이블TV 사업자의 첫 동등결합 상품은 이동통신(SK텔레콤)과 초고속인터넷(케이블TV)을 묶은 결합상품이다. 동등결합에 따라 월 1만6500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SK텔레콤과 6개 케이블TV 사업자는 전산 개발과 정부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내년 2월 동등결합상품을 출시한다.
임봉호 SK텔레콤 생활가치전략본부장은 “이동통신과 케이블TV 간 상생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동등결합 활성화와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지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의 눈〉
SK텔레콤과 케이블TV 사업자의 동등결합상품 출시는 2007년 동등결합 제도 도입 이후 구체화되는 첫 사례다. 케이블TV 사업자의 강력한 요청과 SK텔레콤의 전향 수용, 미래부의 중재가 어우러진 결과다.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가계통신비 절감은 물론 케이블TV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과 가이드라인을 계기로 동등결합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6개 케이블TV 사업자뿐만 아니라 전체 케이블TV사업자가 SK텔레콤에 동등결합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월 동등결합상품 출시 이후 초고속인터넷뿐만 아니라 방송으로 동등결합 상품도 확대할 예정이다.
미래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동등결합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 후생(할인 등) 측면에서 기존 사업자가 판매하고 있는 결합 상품과 동일한 혜택 제공을 필수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동등결합 상품 협상 과정에서 고의 지연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케이블TV 사업자가 협정 체결 희망일 90일 전에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상품 제공을 요청하고, 이동통신사업자는 요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협상을 개시하도록 하는 절차도 명문화했다.
조경식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국장은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과 사업자 간 상생 모델 정립이라는 측면에서 SK텔레콤과 케이블TV사업자 간 협정 체결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도 동등결합 취지가 시장에서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 정책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등결합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과제가 남았다. 동동결합 상품 출시 이후 타사 가입자 정보를 이용해 가입자를 확보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지만 준수될 지가 관건이다. SK텔레콤이 유통점에서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홍보하기로 합의했지만 판매로 이어질 지가 동등결합 실효성은 물론 시장 안착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