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국 5G기술력 어디까지 왔나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마련한 전시장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화웨이가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시연한 5G 이동통신 전송 속도가 70Gbps(초당 70기가비트)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70Gbps는 초고화질(UHD) 영화 한 편(18GB)을 2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KT와 SK텔레콤이 각각 에릭슨, 노키아와 함께 구현한 5G 이동통신 전송 속도가 20.5Gbps급임을 감안하면 화웨이가 5G 이동통신 분야에서 얼마나 앞섰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중국 화웨이는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글로벌 선도 업체로 우뚝 섰다. 세계 이동통신사는 화웨이가 없으면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개발이 불가능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졌다.

화웨이의 성공 비결은 `기술 혁신`이다. 화웨이의 연구개발(R&D)비는 매년 400억위안(약 7조2000억원)이 넘는다. 17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8만여명이 R&D 인력이다. 화웨이의 성공 비결이 거대한 내수 시장 덕분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는 없다. 지난해 매출 3950억위안(71조1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

화웨이 기술력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징표는 특허권이다. 지난해 화웨이가 애플에 빌려준 특허는 769건인 반면 애플이 화웨이에 빌려준 특허는 98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웨이가 국내외에 등록한 특허는 모두 5만377건이다. 지난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특허만 3898건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5G 이동통신 기술 수준은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에 비해 75.4%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통신 기술 수준이 약 1.5년 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2012년 격차가 1.9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독자 통신 방식을 고수하며 글로벌 표준화 대열에서 벗어나 있었다. 기술 수준이 낮던 시기에 거대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시분할-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TDS-CDMA) 등 일부러 국제 표준과 다른 자국 통신 기술 방식을 고집하며 산업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5G에서는 국제표준 수립에 적극 참여, 5G 이동통신 수요를 주도할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국가 주도로 R&D에 적극 나서며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