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게임,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더 이상 없다

최성원 룽투코리아 이사
최성원 룽투코리아 이사

지난 2015년 초 중국 게임 기업이 한국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모바일 게임 `도탑전기`로 일 매출 33억원, 중국에서만 수천억원을 벌어들인 룽투는 이렇게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게임 기업의 한국 진출은 업계 핫 이슈였다. 룽투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아이넷스쿨(현 룽투코리아)의 주가는 인수 전후 대비 최고 700% 넘게 상승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모멘텀을 반영한 결과다.

사실 룽투의 한국 진출 이전만 해도 한국 게임 시장에서 중국 회사 이미지는 좋지 못했다. 룽투가 한국에 진출할 당시 시선도 그랬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영향을 받은 것이다.

룽투가 한국에 진출한 지 1년 반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룽투코리아가 일군 결과를 보면 이런 시각은 시효가 끝났다.

룽투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 히트작으로 꼽히는 `검과 마법`을 국내 론칭에 성공하면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83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5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3%, 영업이익은 1016% 상승했다.

룽투코리아는 지난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6`에서 해외 게임사 최초로 지스타 프리미어 스폰서십으로 참여했다.

야외 특설무대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실내관에 100부스 규모의 전시장을 만들고 모바일 게임, 가상현실(VR) 게임, 증강현실(AR) 게임 등 막강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중국 게임 시장과 기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2016년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국 게임 이용자는 4억8900만명, 이 가운데 모바일 게임 이용자는 4억500만명이다.

이 수치는 모바일 게임이 글로벌 게임 시장 주력군으로 떠올랐음을 뜻한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은 막강한 내수 시장을 배경으로 중국 내에서 큰 성장을 이룩했다는 점이다.

중국 게임사들은 내수 시장으로 성장, 이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단계다.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다음 행보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보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한 IP를 쓸어 담는다.

과거와 달리 중국 기업도 IP 인식이 굉장히 높아졌다.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 콘텐츠 성공 사례가 속속 등장,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회사들이 일본 캐릭터 산업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가 이와 일맥상통한다.

중국 회사들은 유명 IP 확보에서 나아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음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한 영역에 머물지 않고 트랜스 미디어 사업을 전개해 자체 IP를 만들고, 더 나아가 긴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모바일 시장이 성숙, 고도화되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콘텐츠 사업에서 중국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막강한 IP, 세계 1위 단일 내수 시장, 거대한 자본이 만나 급성장을 준비한다.

중국은 IT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른 국가,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는 길을 열어 놓을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미래 IT 산업을 이끌 잠재력이 강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성원 룽투코리아 사업총괄이사 swchoi@longtuga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