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특수 LED 봉지재 두고 실리콘 vs 유리 한판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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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헤드램프, 서치라이트 같은 고출력·특수 발광다이오드(LED) 봉지재를 놓고 실리콘과 유리(Glass) 소재가 한판 대결을 벌인다. 유리는 고열에도 견딜 수 있어 차세대 봉지재로 주목받는다. 실리콘은 현재 가장 대중화된 봉지재여서 열 특성을 개선하는 시장 수성 전략을 펼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전자재료, 베이스 등 국내 기업이 잇따라 LED 봉지재용 형광체글라스(PIG:Phosphor In Glass) 개발에 나섰다. PIG는 아주 얇은 유리에 형광체를 합친 소재다. LED 업계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는 실리콘 봉지재와 거의 유사한 구조다. 실리콘을 유리로 바꾼 게 가장 큰 차이다.

LED 봉지재용 형광체 글라스(PIG·Phosphor In Glass)
<LED 봉지재용 형광체 글라스(PIG·Phosphor In Glass)>

PIG 개발사는 이 소재 양산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반 조명보다 출력이 높은 LED 봉지재를 출시할 계획이다. 고출력 LED는 광원에서 나오는 열이 수백도(℃)에 이른다. LED 봉지재는 광원(칩) 외부를 감싸는 동시에 빛 색깔을 백색으로 바꾼다. 광원에서 나오는 열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소재다.

기존 실리콘 소재의 열 특성 한계 때문에 PIG 봉지재가 주목받는다. 실리콘은 고열에서 황변과 갈라짐(크랙) 발생 우려가 있다. 유리는 소성 온도 자체가 500~600도이기 때문에 이론 상 실리콘보다 고열에서 안정적이다.

형광체와 합성한 PIG 봉지재도 300도 고열은 너끈히 견딜 수 있다. 실리콘보다 습도에 강한 것도 강점이다. 고열과 습기 등을 견디는 내구성은 여러 측면에서 실리콘보다 PIG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PIG가 주목받게 된 것은 LED 응용처(애플리케이션)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반 조명용과 달리 차량 헤드램프, 서치 라이트, 대형 전광판 같은 곳에 사용되는 고출력 LED에는 고내열성, 고신뢰성을 갖춘 봉지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독일 바커(Wacker)는 지난해 말 LED 봉지재용 고투명 실리콘 엘라스토머 `루미실 740` `루미실 770`을 출시했다. 고출력 LED에 대응해 열 특성을 크게 개선한 재료다. 칩을 보드에 직접 접합하는 칩온보드(COB) 공정에 적합하다.

바커 루미실 740 실리콘 엘라스토머
<바커 루미실 740 실리콘 엘라스토머>

개선된 실리콘 봉지재는 245도에서 1000시간 경과 후에도 황변이나 외관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영하 45~영상 125도를 오가는 열 충격 시험을 1000회 이상 통과했다. LED 재료들 간의 이질적인 열 팽창계수로부터 오는 충격을 견뎠다. 가로등 정도의 고출력 LED에는 충분히 적용 가능한 물성이다. 실리콘 업계는 봉지재 내열 온도가 200도를 넘어 300도대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두 소재간 또 다른 승부처는 공정 기술이다. 실리콘 봉지재는 칩과 기판 위에 소량을 토출한 후 굳히는(경화) 공정을 쓴다. 이 경화 온도는 150도 내외로 비교적 낮다. 유리 소재인 PIG는 이 방식으로 사용할 경우 고온 때문에 광원이나 기판 훼손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칩 위에서 경화시키지 않고 미리 경화 후 별도 접착제로 `붙여 씌우는` 공정을 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IG는 봉지재로 쓰일 수 있는 모든 특성이 우수하지만 기존의 실리콘 봉지재와는 공정에서 차이가 난다”면서 “실리콘 진영의 과제가 열에 대한 특성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PIG는 공정 난도와 가격을 해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