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T가 꿈꾸는 논스톱 세상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

아마존이 최근 선보인 `아마존고(Amazon GO)`가 정보기술(IT) 업계와 유통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활용, 고객이 캐셔에게 구매 비용을 지불하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체크아웃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구현한다. 말 그대로 `논스톱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당초 올해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아마존고 매장 2000개를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통업계는 기존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아마존이 목표를 현실화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마존이 아니라 하더라도 `논스톱 쇼핑` 가능성 실험은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대형마트 이마트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캔하고 바로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상품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매장에서 배송지로 상품을 전달한다. 계산대에서는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결제하면 된다. 최근 문을 연 롯데백화점 분당점 식품 매장에서도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로 쇼핑할 수 있는 `스마트 쇼퍼`를 도입했다.

이 같은 논스톱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클릭`이나 `터치` 한 번으로 편리한 쇼핑을 경험한 온라인 쇼핑 고객을 공략한다. 실제 이마트 `스캔하고 바로 배송` 서비스는 쌀이나 생수처럼 고객이 직접 들기 힘든 제품을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구매하는 고객을 겨냥했다. 생필품을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구매하는 습관을 한 번 들이면 오프라인 매장 방문 횟수가 줄기 때문이다.

[기고]IT가 꿈꾸는 논스톱 세상

결제 방법이 간편해지면 이용자는 현저히 증가한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은 오프라인과 비교, 효과가 크다. 이베이코리아가 2014년에 도입한 간편 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는 지난해 7월 카드 등록·결제 단계를 기존 대비 절반 이상 단축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등록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카드를 촬영하면 자동으로 카드번호를 인식해 등록되는 형태다. 같은 해 3분기 기준 스마일페이 이용액은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했다. 스마일페이는 G마켓과 옥션의 모바일 결제 비중 50% 돌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잇따라 다양한 체크아웃 기능을 선보였다. 고객의 동선을 줄여서 쇼핑 편의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최근 오프라인에 진출한 온라인 기반 서비스도 동선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스마일페이는 국내 제빵·외식 기업 SPC그룹의 `해피포인트`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SPC그룹 계열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와 동시에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지갑에서 적립카드를 꺼내 포인트를 적립하고,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한 동선을 `스마트폰 앱 제시`로 최소화한 셈이다.

논스톱 쇼핑 서비스의 가장 큰 장벽은 `일단 한번 써 보게 하기`다. 소비자가 논스톱 쇼핑 효용을 느끼려면 그동안 몸에 익힌 결제 관성을 깨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이용한 고객은 편리성을 호평한다. 이베이코리아 내부에서는 스마일페이에 `한 번도 안 써 본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다`는 슬로건을 적용할 정도다.
편리함을 한 번 느낀 쇼핑 습관은 쉽게 뒷걸음치지 않는다. 유통업계가 고객 습관을 파악하는 한편 제품 선택부터 결제까지 이르는 쇼핑 속도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 yona@e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