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단계 철수, 서비스 경쟁 시발점으로

LG유플러스가 내년까지 휴대폰 다단계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휴대폰 다단계 시장에서 이미 철수했다. LG유플러스마저 철수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휴대폰 다단계 시장이 국내에서 사라지게 됐다.

휴대폰 다단계 판매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소수 관리자 그룹이 이익을 독점하면서 노인, 취업준비생, 퇴직자에게 구형 단말과 고가요금제·결합상품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아 사회 문제로 비화됐다.

지난해 국감에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정무위원회 의원들은 이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부회장)는 국감에 출석해 “중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판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개인영업만으로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이 때문에 휴대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다단계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통신업계가 다단계 사업 철수를 천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통신업계가 비즈니스보다 사회적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노인, 취업준비생 등 사회 약자의 피해가 부각되면 기업 명성에도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각양각색의 상술도 마다하지 않던 모습과는 달라졌다.

사실 휴대폰 시장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정착하면서 투명성이 높아졌다. 불법 보조금과 소비자 차별이 난무하던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소비자에게 통신업계 이미지는 좋지 않다. 통신사하면 `호갱`이라는 부정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오랜 기간 형성된 이미지를 바꾸려면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한 셈이다. 다단계 사업 철수는 그런 점에서 통신사가 얄팍한 상술보다는 양질의 서비스 경쟁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젠 소비자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