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사흘만에 반등…수사 확대 가능성에 오름폭은 제한

이재용 부회장 구속 문제로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사흘 만에 반등했다. 롯데와 SK 등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다른 그룹사도 전날의 약세를 딛고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 주가 사흘만에 반등…수사 확대 가능성에 오름폭은 제한

17일 증시는 삼성발 리스크에서 벗어나 하루 만에 코스피지수 207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185만원선에 근접했다. 하지만 특검이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으로 뇌물 의혹 수사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오름폭은 제한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구속이 증시에 단기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연초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시작된 호황 국면은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특검이 SK와 롯데는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현대자동차그룹 등 나머지 대기업까지 수사망을 넓힐 경우 증시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검찰 수사는 기업 주가에 단기 충격을 주는데 그쳤다.

하나금융투자 조사에 따르면 구속영장 청구(또는 불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핵심 계열사와 그룹주 전체적으로 중립 이하의 부정적 주가 영향이 확인됐다. 반면에 불구속기소로 컨트롤타워 부재 리스크가 경감되거나(2008년 삼성 이건희 회장), 그룹사 핵심 업황의 구조적 성장세가 나타난 경우(2012년 SK 최태원 회장, 2013년 CJ 이재현 회장)에는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CEO 리스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문제는 이들 대기업 계열사가 증시를 움직이는 주요 상장사라는 점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 이번에 문제가 된 대기업 소속이다. 특검 수사가 확대되고 오너 추가 구속이 이뤄진다면 코스피 지수는 언제든 급락할 수 있다.

전날 삼성그룹과 재계는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경영차질과 사업계획 수립 및 신성장동력 확충 지연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또 미국 등 주요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에 따른 신규 사업 배제와 징벌적 벌금 부과 가능성, 대외 신인도 하락 등을 이유로 삼성그룹의 혼란을 넘어 국가 전체적 손실로 비화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검이 SK와 롯데 등 주요 대기업에 추가 수사를 예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파장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여지도 배제하긴 어렵다”며 “새해 환골탈태 랠리를 준비하던 국내 증시 측면에서 본다면 크게 맥 빠지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 대다수는 삼성 악재가 SK 등 다른 그룹으로까지 파급되더라도 단기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증시 추세를 돌려놓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