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니의 반격

[기자수첩]소니의 반격

“소니의 반격이 만만치 않네요. 정말 무서운 것은 중국 도전이 아니라 소니의 귀환입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소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 관심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임원은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가 선보인 TV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소니 제품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회했다.

소니는 OLED 브라비아 TV와 프리미엄 LED TV를 비롯해 빔 프로젝터, 고음질 오디오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 글로벌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양강 구도다. 중국 업체의 빠른 추격이 있지만 삼성의 퀀텀닷 TV와 LG전자의 올레드 TV를 따라오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심지어 LG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OLED TV를 만든다고 하지만 품질이 떨어져 전체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고 할 정도였다.

잠시 긴장의 끈이 풀어지려는 순간 소니가 눈에 들어왔다. 소니는 한때 TV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 내는 굴욕을 겪었다. 수년 동안 `TV 사업이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을 정도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브라비아 OLED TV와 LED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 공개로 재기를 노리겠다는 의지다. 화면에서 직접 소리가 나오는 LG디스플레이 크리스털 사운드 OLED 패널을 탑재했다. 한국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하는 것이 자존심 상할 수 있지만 몰락하는 TV 사업에 자존심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니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했다.

소니 브라비아 OLED TV
소니 브라비아 OLED TV

모델 구성과 콘텐츠 등 다양한 부분을 보강했다. 프리미엄TV 라인업에는 `구글 홈서비스`를 결합할 예정이다. 음성 명령으로 TV 유튜브, 음악서비스 등에 접속할 수 있다.

아시아 3국의 TV 전쟁 불씨는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원한 1등이 없는 것처럼 영원한 2등도 없다. 여전히 삼성과 LG전자가 올해도 TV 왕좌를 지킬 것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앞으로도 일본의 반격, 중국의 추격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