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모듈 하나 더 설치 원해요”…아파트 베란다태양광 인기

“또 다른 베란다에 태양광모듈을 하나 더 설치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지난 18일 오후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 김성수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등과 함께 방문한 서울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 베란다태양광 설치 현장에서 가장 먼저 들은 질문이다.

박배균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 관리소장이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가 설치된 세대에 대해 설명했다.
박배균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 관리소장이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가 설치된 세대에 대해 설명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중앙정부에서 추가로 설치비 25% 지원을 시작한 뒤 처음 혜택을 받아 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산업부는 서울시 등 각 지자체에서 `미니태양광` 사업으로 설치비 50%를 지원해 주는데 더해 25% 설치비를 추가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베란다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자 하는 이용자는 전체 비용의 25%만 부담하면 된다. 260W급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할 때 70만원가량 비용이 필요하다면, 정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20만원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저렴하게 베란다태양광설비를 설치해서 그런지 불과 3개월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태양광모듈을 하나 더 설치하는 방법이 없을까` 등이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귀만 씨는 “(베란다태양광을) 설치했는데 효과가 좋아서 태양광모듈을 한 장 더 추가하려고 비용을 확인해보니까, 발전설비 규모가 커질수록 보조금이 줄어들어 엄두를 못 내겠다”며 “아파트 규모나 전력소비량에 따라 태양광모듈 하나 정도는 더 동일한 보조금을 지원해주면 호응이 좋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귀만 씨는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귀만 씨는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거주자 최희정 씨는 “월 4만~8만원 나오던 요금이 3만~7만원대로 줄어들었다”며 “1만원어치 전기요금이 줄어든다고 보면 겨울이나 여름철 냉·난방비가 늘어날 때 전기요금 누진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배균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 관리소장은 “베란다태양광 사업은 중앙정부와 서울시, 관악구가 지원했기 때문에 주민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었고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당장 요금으로 확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월 4만~5만원 지불하는 가정에서 8000~9000원 절감 효과로 접근했고 그대로 효과가 나오자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단지에서 처음 참여자 모집 시에는 베란다 설치 안전성 부분에 대한 우려가 많아 30세대를 목표로 설명회를 시작했는데, 사업에 참여한 세대가 56세대로 늘어났다. 설치 사업을 시작하자 오고가고 보면서 괜찮겠다 싶어 추가로 신청한 케이스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장영진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 설치현장을 점검했다.
장영진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관악파크푸르지오아파트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 설치현장을 점검했다.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은 베란다태양광 사업이 초기지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전기요금 절감에 따른 경제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 전기요금 누진제가 6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경제성이 줄어들 상황이었지만, 산업부가 지원금 25%를 추가로 제공하면서 오히려 경제성이 좋아졌다.

누진제 개편 전 투자비 회수기간이 3.5년이었는데, 개편 후 보조금 추가 지원으로 2.6년으로 단축됐다. 이는 20만원을 투자하면 3년 이내에 그 금액을 회수하고, 나머지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 수명인 12~17년간은 한 달에 8000~9000원, 총 120만~170만원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 발전량을 확인할 수 있는 미니 계량기. 이 발전설비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1월 18일까지 총 64㎾h의 전력을 생산했다.
베란다태양광발전설비 발전량을 확인할 수 있는 미니 계량기. 이 발전설비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1월 18일까지 총 64㎾h의 전력을 생산했다.

장영진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정부와 지자체가 소요비용 75%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제도는 베란다태양광 사업 뿐”이라며 “참여자 만족도와 에너지절감, 국가적인 전력피크 억제 기여 등 효과만 충분하다면 사업비를 더 늘여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